[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경선이 '1강 1중 다약' 구도로 흘러가면서, 양강 구도를 형성 중인 이낙연 전 당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역전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정치권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호남 지역 당심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채, 양측은 오는 31일 첫 경선 투표지역인 대전·충남을 놓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첫 경선 투표 결과가 초반 판세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한 교두보 확보에 양측이 사활을 걸고 있다.
향후 양측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는 결선투표 여부, 그리고 단일화 등 반(反)이재명 연대의 현실화 가능성이 꼽힌다.
우선 결선투표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이재명 지사가 확고부동하게 과반수를 얻을 가능성보다 결선투표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치권 관측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여론조사 모두에서 이 지사가 다른 후보 5명에 비해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상 30%대 박스권에 갇혀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 전 대표는 추격세가 떨어진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전 당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좌)연합뉴스,(우)미디어펜
시간상 본격적인 경선 투표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오는 9월 첫 주말인 4~5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개표 결과를 확인한 후, 9월 12일 국민과 일반당원 70만명이 참여하는 1차 슈퍼위크가 열린다.
최종 경선은 10월 초로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6주간 경선에서 대역전극 또는 반대로 대세론 확산 등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단일화 등 반(反)이재명 연대 현실화는 더 불투명하다.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 중 하나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2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자 "과거에 어떠한 업적도 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분(이 전 대표)과 단일화할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도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정 전 총리는 "그분들이 경선 전략으로 이런 태도를 보이는데 참으로 온당치 않은 일"이라며 "단일화를 스토킹하듯 이야기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당 안팎에서 반(反)이재명 연대를 위해 친문 일부와 이 전 대표측이 합치려는 움직임이 나오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9월 4~5일 첫 경선투표 전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본보 취재에 "실제로 이낙연 캠프는 친문과의 접촉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당내 기본소득 논쟁을 계기로 이재명 지사의 대표공약 중 하나인 기본소득에 대해 친문 내에서 비판적인 분위기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어느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았고 실험 중이었거나 실험이 실패로 끝난바 있다 며 "고소득자에게도 돈을 더 쥐어주자는 기본소득 주장이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벌어진 양극화 불평등 해소에 도움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지난해 11월 출범한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문 의원 모임으로 56명의 의원이 참석했을 뿐더러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민주주의 4.0 싱크탱크'가 최대의 관건"이라며 "민주주의 4.0이 이낙연 캠프에 합류한다면 이 전 대표가 '호남 적통'에 이어 '친문 적자'라는 최대의 정치적 명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중립지대에 있는 친문 의원들이 상당하다"며 "대전 충남에서의 첫 당원 투표가 이제 딱 열흘 남짓 남았다. 양측의 신경전과 스카우트전이 물밑에서 뜨겁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충청권의 승기를 잡을지 주목된다. 다음달 4일까지는 아직 11일 남았다. 누가 우위에 서느냐에 따라 향후 대세론을 형성할지, 역전의 발판이 마련될지 최종 결과가 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