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월트 디즈니가 오는 11월부터 국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진출하면서 국내 OTT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OTT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콘텐츠 강화에 나서는 등 대응 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하는 프로그램 브랜드들./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24일 업계에 따르면 월트 디즈니(The Walt Disney Company)는 최근 자사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오는 11월 한국 등 동북아시아 시장에서 정식 서비스 개시 방침을 알렸다. 현재 디즈니 플러스는 호주·뉴질랜드·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태국 OTT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점이 근거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서도 디즈니 플러스는 구독형 VOD(SVOD)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넷플릭스 천하는 무너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21일 넷플릭스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전 세계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는 150만명이라고 밝혔다. 1분기 398만명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가입자는 548만명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00만명 대비 78%나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개토즈 소재 넷플릭스 본사 전경./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올해 2분기 미국과 캐나다에서 43만명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분기에는 신규 가입자 수가 350만명으로 예상돼 시장 컨센서스 560만명을 크게 밑돈다. 시장 점유율 조사 업체 이마케터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0% 넷플릭스가 OTT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0.8%로 뚝 떨어졌다.
이와 관련, 닐슨코리안클릭은 국내 월간 활성 회원수는 899만여명으로 나타났는데,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1화 조금 보다가 만다",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보이기도 해 이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디즈니 플러스와 넷플릭의 희비가 엇갈리는 중에 국내 OTT 업체들은 기초 체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웨이브 대주주 SK텔레콤은 올해 3월 1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웨이브는 2025년까지 자체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콘텐츠 초격차'를 기치로 내건 CJ ENM은 5년간 5조원을 쏟아붓겠다며 티빙을 2023년 국내 1위 OTT로 도약케 한다는 입장이다.
SBS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독점 제공하는 웨이브는 지난 9일 차태현·진영·정수정 주연 KBS 드라마 '경찰수업'을 공개했다. 이는 웨이브와 KBS가 협업한 두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웨이브는 하반기 중 윤시윤-안희연(하니) 주연의 '유 레이즈 미 업', 남궁민-박하선 주연의 '검은태양' 등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 공개를 예고하고 있다.
KT 시즌은 신규 오리지널 예능 '고생 끝에 밥이 온다'와 로드무비 '잠적' 김희애 편을 자사 OTT 브랜드 시즌에서 론칭했다.
티빙은 다음달 18일부터 26일까지 'KCON:TACT HI 5'를, 왓챠는 오는 25일 '왓챠 익스클루시브'를 통해 영국 BBC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을 독점 공급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OTT 회사들이 각자만의 킬러 콘텐츠를 가지고 승부를 보는 만큼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 들어와도 업황 판도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본적으로 자사 콘텐츠를 개발해내 시장 경쟁력을 갖추는 게 기본이고 중요한 요소"라며 "그런 연유에서 특정 플랫폼에 대비해 전략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경쟁은 가중되겠지만 당사는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HBO 콘텐츠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하며 방송용 콘텐츠 수급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