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이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한 미래 성장전략에는 기존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 유지와 함께 신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종합적으로 들어갔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바이오 등 차세대 사업에서도 글로벌 선도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는 삼성이 대규모 투자와 함께 연구개발(R&D) 압축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 등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도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과감한 M&A를 통해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7개월여간 삼성은 미래 전략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 되고, 코로나19 이후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삼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러나 지난 13일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삼성의 ‘미래 시계’가 다시 빨리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진 회의 등을 통해 성장전략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삼성의 투자 계획이후 반도체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절대우위 리더십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국내외 ‘비상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이다.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다.
최근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패권 경쟁은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육성 지원에 500억달러 투자 계획 발표했고, EU는 2030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반도체 등 첨단분야 R&D 예산을 매년 7%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이 파운드리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향후 삼성은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절대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꼽는 바이오도 ‘초격차’ 전략을 강화한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산업은 ‘고부가 지식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마스크 부족 현상, 백신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해 각국이 ‘각자도생’ 조치에 나서면서 ‘바이오 주권’ 확보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국 내 바이오 생산시설 존재 여부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3년 4공장이 완공되면 CDMO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도 '바이오 주권 시대'에 대응해 바이오제약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은 ‘포스트 코로나’와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핵심 IT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절대우위 기술에 집중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글로벌 AI 센터를 설립해 선행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미래기술육성재단을 통한 연구 지원과 S/W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AI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삼성은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도하던 영역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는 소재/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차세대 기술을 선도하며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미래 유망사업 분야로 각광받는 로봇 산업도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로봇사업화 TF를 신설해 자체 개발한 첨단로봇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첨단 산업 분야의 설계와 개발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미래혁신 기반 인프라를 강화하려는 노력도 강화하는 상황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