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정부를 돕던 현지 조력인들이 26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인 가운데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들을 카불 공항까지 마군이 탑승한 버스로 실어나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작전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아프간 현지 조력인 한국 이송작전은 ‘미라클 작전’으로 명명됐다. 박 수석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인터뷰에서 “굉장히 먼 거리에 걸친 아주 위험한 작전이었다”며 다른나라의 이송작전을 봐도 아프간인들이 카불공항까지 직접 이동해야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대부분 실패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탈레반이 검문소를 설치해서 아프간인들의 카불공항 접근을 막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애초에 카불공항까지 도착한 인원이 26명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그래서 버스를 구해서 미군이 탑승한 상태로 이동하는 방법을 찾았다. 밤잠을 자지 못하고 정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독일도 수천 명을 공수할 계획으로 항공기를 보냈는데 사실 7명밖에 태우지 못하고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벨기에 같은 경우도 군용기를 보냈는데 1명도 태우지 못했다”면서 “실제로 바그람 기지 내에 있는 한국병원을 탈레반이 폭파하기도 했고, 탈레반의 위협이 실시간으로 굉장히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정부의 작전이 성공할 즈음 탈레반이 더 이상 아프간인들의 해외 출국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그래서 아마 버스로 카불공항에 진입하는 방법이 찾지 못했다면 저희도 아마 상상하기도 싫습니다만 26명밖에 모셔오지 못했을 것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보면 참 천운처럼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인들을 카불공항까지 실어나른 버스에 대해선 “미군과 탈레반 측의 협상이나 약속이 있어서 현지 거래할 수 있는 그런 버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정부와 아프간 조력인들과 연락망은 잘 갖추고 있었다. 그 연락망을 잘 유지하면서 버스가 있는 곳까지 잘 집결하도록 했고, 그 버스에 나눠타고 카불공항까지 들어오게 되는 새로운 방법을 현지에서 우리대사관 직원들 중심으로 찾아내서 그래서 한국 이송이 실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락망은 일명 ‘피라미드 식’으로 한사람에게 연락하면 그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퍼트리는 식의 체계를 사용했다고 한다.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외교관이 한국행 아프간인들을 찾고 있다. 2021.08.25./사진=외교부
박 수석은 “이번에 한국에 들어올 아프간인들은 가족 단위가 많아서 5세 이하 영유아도 100여 명 정도 되고, 고령자도 상당히 많다“면서 ”비행기에 태우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가족 단위로 모시는 것을 원칙으로 갖고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입국 후 계획에 대해선 “어제 문재인 대통령 말씀도 계셨지만 우선 방역을 잘 해야 할 것이고, 입국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이후 이분들에 대해 최저생계비나 의료, 주거, 교육, 취업 등 문제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므로 종합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은 특별공로자 신분이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이분들이 입국하면 단기 방문비자를 받기 쉽다. 이후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될 문제가 있지만 경제활동이 자유로운 거주자격으로 변경하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아프간에서 우리정부를 돕던 현지인들은 427명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아프간에 잔류하거나 제3국행을 밝혀서 최종 391명이 됐다. 박 수석은 “한국 이송 의사를 밝히신 분은 전원 다 이송에 성공한 것으로 보시면 되겠다”며 추후 추가 이송 작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 수석은 탈레반이 8월 말까지 아프간인들의 해외 출국을 허용한 것을 언급하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볼 때 최선을 다해서 미라클 작전을 수행했고, 현실적으로 추가로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