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지주사 현대제뉴인에 인수된 두산인프라코어가 사명을 바꾸기로 하는 등 그룹에 녹아드는 가운데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새식구 끌어안기에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다음달 10일 인천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상호를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인수 후 사업재편 계획에 의한 것으로, 조영철 현대제뉴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도 의결할 계획이다.
현대제뉴인이 출범 이후 첫번째 통합 IR컨퍼런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는 2025년 매출 10조원·국내외 시장점유율 5% 달성 등 글로벌 5위권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제뉴인은 현대건설기계·두산인프라코어간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공동 구매 가능한 240여개 품목을 선정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앞줄 왼쪽부터)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조영철 현대제뉴인 사장 등이 두산인프라코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그룹
중장기적으로는 각자가 강점을 지닌 제품을 상호 보완 판매하는 등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2025년까지 양사의 R&D 인력을 활용해 굴착기·휠로더 '통합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기술경쟁력도 높인다는 목표다.
권오갑 회장과 조 사장 및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그룹 주요 경영진이 인수 후 진행한 첫번째 일정으로,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이 △통합 R&D센터 △소형엔진 공장 △굴착기 조립공장 등을 소개했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손 사장에게 정주영 창업자의 경영 철학이 담긴 '현대정신' 액자 및 근면·검소·친애 등 그룹 사훈이 적힌 액자를 전달했다. 권 회장과 조 사장은 경기도 안산 소재 부품센터 및 교육센터를 찾아 자동 창고시스템과 교육시설을 눈에 담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전 임직원 가족에 방짜유기 수저세트와 환영카드로 구성된 선물도 보냈다. 한솥밥을 먹게 된 식구로서 오랫동안 변치 말자는 메세지를 전한 것이다. 건설기계부문을 그룹의 핵심사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한 축을 담당해달라는 의미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왼쪽)이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에게 액자를 전달하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그룹
이메일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전 임직원에게 환영 편지도 보냈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 한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기계사업에서도 조선사업과 마찬가지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인수를 결정했고, 시너지 창출을 통해 국내 건설기계산업 발전이라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라며 "전 세계 고객이 만족할 만큼 기술력을 극대화하자"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를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킬 방침으로, 각자가 '국가대표'라는 자긍심·사명감을 가져달라"면서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걷다 보면 세계 탑5를 넘어 1위라는 목표도 가까워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9일 인수대금을 완납하는 등 8개월에 걸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했으며, 권 회장과 조 사장을 현대제뉴인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