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테슬라의 아성에 도전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이미 국내시장에서는 테슬라를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같은 E-GMP가 적용된 전기차다.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만큼 전기차 에서도 외관차이만 보여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좀더 다양한고 폭 넓은 고객층을 확보가기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6일까지 자사의 전기차 EV6의 시승행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앞서 현대차도 이미 아이오닉5을 출시하고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량하고 있다.
두 모델은 현대차그룹이 완성차 업계최초로 개발한 전기차 전용플랫폼으로 황성됐다.
새로운 디자인 트랜드와 함께 전혀 다른 형태의 디자인 등으로 시장의 우려와 달리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소비자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오닉 5다. 지난 7월까지 아이오닉5는 총 9147대가 판매됐다. 약 1만대 가까이 판매되며 도로에서 근근히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완성차 업계에는 1만대 효과라는 말이 있다. 신차가 출시된 뒤 누적판매대수가 1만대가량이 되면서 도로에서 찾아 볼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즉 흥행여부와도 관련이 있다.
전기차라는 특성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 보다 판매량이 제한적일 수 있는 아이오닉5지만 고객인도 시작 3개월 만에 약 1만대가까이 판매되며 높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어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인도에 돌입한 기아 EV6는 사전계약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EV6다.
이런 아이오닉5와 EV6 각사의 지향점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차이를 볼 수 있다.
현대차의 브랜드 지향점은 니어 럭셔리, 기아는 니어 스포티이다. 이에 출시하는 모델에서 약간의 차이점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모델에서는 플랫폼 공유 등의 이유로 큰 차이 없이 단순히 디자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 모습도 보였다.
아반떼와 K3, 쏘나타와 K5, 그랜저와 K7, 싼타페와 쏘렌토 등이 같은 플랫폼을 적용해 디자인 차이만 보여왔다. 하지만 현대차에서 고성능 N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이같은 모습이 차별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중브랜드 현대차가 고성능차를 출시하며 기아에도 경쟁모델이 필요했다.
N브랜드 출시이후 당시 고성능사업부장을 담당했던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고성능 차량이라도 브랜드별 구분성이 중요하다"며 "브랜드에 대한 공략 포인트는 회사별로 다르게 진행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기아와 제네시스에서도 별도의 고성능 모델에 대한 전략을 구상 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아에서는 고성능 모델이 별도의 브랜드가 아닌 특정 모델이나 트림으로 출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트림으로는 GT가 있다. 기아의 GT 트림은 고성능을 맛볼 수 있는 모델로 그분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출시될 EV6 GT의 경우에도 업청난 퍼포먼스의 차량으로 등장이 예고 된 만큼 기존 기아의 고성능 트림 GT의 존재감을 확실히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전기차에서 역시 같은 E-GMP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각 브랜드에서 보여줄 차별화된 지향점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에서 가장먼저 시장에 등장한 E-GMP기반의 전기차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임에도 편안한 세단과 같은 편안한 느낌의 주행감을 보여주고 있다. 고성능 트림에 대한 언급이 없고 아이오닉의 다른 모델이 고성능차로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아 EV6는 GT라인과 GT모델 등까지 출격이 예정돼 있다. 일반모델과 롱레인지 모델, GT라인까지는 초반 출시모델에 등장을 시켰다. 이후 내년에 고성능 버전인 EV6 GT가 등장한다.
한가지 모델로 다양한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게 기아의 전략이다. 현대차가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모델별로 차를 나눠 출시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성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본격적인 고성능 모델은 N브랜드로 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이고 다양한 모델을 타임테이블에 맞게 출시하면 된다.
전용플랫폼으로 제작된 기아의 첫 전기차 EV6. /사진=미디어펜
이후 고성능 버전인 N브랜드로 추가 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공략 전략도 달라진다.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기차여도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다르게 하거나 주행질감 등을 다르게 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이다.
앞서 실제로 경험해 본 아이오닉5와 EV6에서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오닉은 세단의 주행감에 맞춰 셋팅이 돼 있었던 반면 EV6는 좀더 전기차의 강점을 살려 시원시원한 가속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아직 두 차 모두 기본적으로 편안한 주행감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현격한 차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EV6가 아이오닉5보다는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스포티한 모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에 현재 공개된 기아 EV6는 슈퍼카를 맞먹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줄 만큼 하이퍼포먼스모델까지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진정한 퍼포먼스는 EV6 GT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차별화 전략으로 현대차와 기아 브랜드 정체성을 재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아는 준대형 세단에서 현대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기존 K7을 단종시키고 K8을 출시하며 고급화된 준대형 모델로 시장 공략에 나섰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준중형세단 아반떼를 일반 세단부터 고성능모델까지 다양화 하며, 고객대응 폭을 넓히며 K3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이런 현대차그룹 산하 브랜드들의 노력은 중복된 모델간의 간섭효과를 해결할 수 있고 각자의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에도 유리하다. 독자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파격적인 모델이 등장하며 자동차 시자의 페러다임 전환 속도를 높였다"며 "저변확대가 가능한 모델이 등장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를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