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본경선이 31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민주당 경선이 본격 스타트를 알리면서 첫 격전지인 충청 지역의 당심과 민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 간의 경쟁도 한 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대전·충남지역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한 달간의 전국 순회 투표 일정을 시작했다. 본경선 투표 결과는 다음달 4일, 대전‧충남지역을 시작으로 5일에는 세종‧충북지역의 순회경선 결과가 발표된다.
민주당은 지역별 순회경선과 별도로 사전에 일반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인단을 모집했고 해당 결과는 세 번(9월 12일, 10월 3일, 10월 10일)에 나눠 발표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본경선이 31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사진은 지난 7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나선 6명의 후보들 모습./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경선 투표 직후에는 일부 득표수도 공개되는 만큼 이번 충청 지역 투표 결과가 경선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저마다 충청권 공약을 발표하고 현장을 찾아가며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이번 충청권 투표에서는 현재 민주당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지율 굳히기에 나서며 대세론을 입증할지 아니면 이낙연 전 대표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며 뒤집기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지사는 지난 29일 대전·충남·세종·충북 지역의 '맞춤형 공약'을 통해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만들고 여성가족부 등을 추가 이전하겠다. 광역 철도망을 조기 구축하고 바이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벨트를 조성하겠다"며 충청 표심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충청에서 지지율 역전을 노리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충청권 총리'라는 인사카드까지 꺼내며 "대통령이 되면 첫 총리를 충청권 인사로 모시겠다"고 충청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충청은 반전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이날 충남 천안, 아산 및 대전 지역의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막판까지 지지율 호소에 나섰다. 다만 추 후보는 충청 지역 공약보다는 개혁 공약에 집중했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도 온라인을 통해 충청 구애 작전을 계속했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에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이전시켜 진정한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했고 김 의원은 "'충청권 국가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발표하며 충청 표심을 공략했다.
이처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저다마 충청권 공약을 발표하며 충청 표심 잡기에 열중하고 있는 이유는 역대 대선에서 충청이 '캐스팅 보트'로서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는 충청에 연고를 주장할 후보도 없어 다음달 4일(대전충남)과 5일(세종충북) 공개될 투표 결과는 대선 경선의 판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풍향계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선거결과를 살펴보면 충청지역에서 민심을 얻는 쪽이 대부분 선거에서 이긴다고 보면 된다"며 "충청도 사람들이 캐스팅 보트를 쥐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그 이유로 "영남은 맨날 국민의힘을 찍고 호남은 맨날 민주당만 찍는 것에 비해 충청은 일정한 투표 행태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도 충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충청권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청권에서의 첫 투표 결과가 앞으로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민주당 지역순회 경선 판세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청의 마음을 가장 먼저 사로잡을 후보는 과연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