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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면한 언론중재법, 한달 뒤로 미뤄진 시한폭탄

2021-09-01 10:37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갈등을 빚었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처리 시한을 한달 뒤로 미뤘다. 하지만 촉박한 시일 내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점에서 당장의 파국만 피했을 뿐이라는 시각이다.

양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여야는 물론 언론단체와 시민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6일까지 운영되는 ‘8인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단독 강행’ 처리 의사가 강했던 민주당이 한발 물러선 것은 결국 원로그룹 등 내부에서조차 거대 여당에 의한 입법 폭주 지적이 제기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압박해 온 언론단체와 학계, 야당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19일 문체위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단독 처리에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양측의 합의 사항이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당장 합의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당이 합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고,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중요한 것은 27일로 못 박았다는 것이다. 합의가 안 되면 진짜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약 한달 시간을 벌면서 연기하긴 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라면서 “제기된 의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달여의 시간을 두고 민주당은 야당을 설득하려 노력했다는 명분에, 국민의힘은 논의를 통해 개정안 수정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즉, 협상이 실패하면 민주당은 입법 독주를 강행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들러리에 그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협의체가 제대로 운영될지도 미지수다. 협의체는 양당 의원 각각 2명과 각 당이 추천한 언론계나 관계 전문가 2명씩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에서는 김용민 최고위원과 김승원 의원 등이, 국민의힘에서는 김은혜, 최형두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이은주 원내수석부대표, 장혜영 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절차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1.8.17./사진=연합뉴스


고른 안배로 비치지만 군소야당의 생각은 다르다. 정의당 정책위의장인 장혜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중재법 협의체를 양당 기득권 협의체로 전락시키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원내대변인도 “언론노조 등 유관 시민결사체의 다양한 의견을 배제할 가능성이 큰 ‘양당’만의 협의체”라고 비판했다.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우리가 준비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 “기존 법안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협의돼야 한다(한준호 원내대변인)” 등 이미 마련한 개정안의 얼개는 흔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상 과정에서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등을 없애겠다고 민주당이 제안한 만큼 상대가 더욱 완화된 방안을 가져오기를 바란다. 김 원내대표는 “최종적 합의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것이 합의안의 정신”이라며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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