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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의 정세균·이낙연·이재명 평가는…비공개 발언

2021-09-04 07:0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중 3사람인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와 나눈 비공개 대화 내용이 전직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공개됐다.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간할 예정인 ‘승부사 문재인’엔 문 대통령이 이들 차기 대통령후보들을 평가한 발언도 담겨 있다. 

먼저 정세균 전 총리와 관련해 강 전 대변인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신천지 사태’ 때 정 전 총리가 대구에 2주동안 상주하면서 현장을 진두지휘한 일에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정 전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에도 “방역 현장으로 달려가 불철주야 땀 흘리시던 모습은 현장 중심 행정의 모범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면서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것이 매우 아쉽다. 하지만 이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시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해선 그가 당대표 시절 문 대통령이 “문재인정부가 바로 민주당 정부”라며 당에 힘을 실어줬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 때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앞으로 ‘정권 재창출’이란 말 대신 ‘국민 재신임’이란 말을 쓰는게 바람직하다. 정권 재창출은 자기들이 만든 것 같은 오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그의 대변인을 지냈다. 그리고 강 전 대변인은 당시 출입기자였다고 한다. 강 전 대변인은 저서에서 당시 당의 후보단일화협의회 의원들은 노무현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는 것까지 반대한 일을 회상하면서 “당시 이낙연 대변인의 한줄짜기 논평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노무현 후보 선대위가 개문발차(開門發車)합니다.’ 이낙연 대변인의 이 논평에 대해 그는 “개문발차라나 말은 이후에도 종종 정국 상황을 비유할 때 등장하곤 했는데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전 대표가 19년 전 처음 비유한 표현이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가 지난해 1월14일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 이후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1.14./사진=청와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강 전 대변인은 “청와대에 있는 동안 이 지사의 스타일을 눈으로 직접 학인할 기회가 꽤 있었다. 문 대통령과 이 지사가 머리를 맞댄 자리가 적잖았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특히 2020년 3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방역대책회의에서 이 지사의 비공개 발언을 공개했다. 이 지사는 미리 준비한 자료의 몇줄만 요약해서 읽더니 “대통령님, 나머지는 읽어보시면 되니까 그냥 참고하시라고요”라며 자료를 덮었다고 한다.

이 지사는 이어 “코로나가 잡힌게 아니다. 심리적 면역을 준비할 때다. 전세계적 파도, 코로나 2차, 3차 파도를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와 같이 살 수밖에 없다고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74명었다. 신천지 사태 이후 하루 500명~1000명 가까이 치솟았던 확진자 수가 완연하게 감소세에 들어섰을 때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며 이낙연 대표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1.2.19./사진=청와대


그러면서 이 지사는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재난기본소득’과 코로나 진단검사 시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도입도 건의했다고 한다. 이 지사는 ‘코로나 낚시론’도 전개했다는데 “고기(감염자)가 많이 모이는데서 낚시(진단검사)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고기가 흩어져 있다. 낚시가 아니라 투망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는 것.

문 대통령은 그런 이재명 지사의 발언을 경청했다고 한다. 강 전 대변인은 “그의 말대로 신천지는 잡았지만 코로나 2차, 3차 대유행이 닥쳐왔다. ‘재난기본소득’은 여러 논란과 대통령의 고민 끝에 ‘재난지원금’ 형태로 현실화됐다. 그가 주장한 검사법이 지금은 보편화됐다. ‘코로나와 같이 살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은 나중에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저서에서 3명의 대선후보 가운데 이 지사 대목에 지면을 조금 더 할애한 강 전 대변인은 이 지사가 없을 때 언급된 문 대통령의 발언도 몇가지 소개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마스크 하나 해결 못하나. 이재명 지사 식으로 속 시원히 해결 못하고, 지금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는 이재명 지사 식의 말과 액션이 필요하다.”(2020년 2월) “이재명 지사 방식이 메시지가 있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처럼 빨리빨리 액션을 취해야지.” (2020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식'을 마친 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수치고 있다. 2021.5.13./사진=연합뉴스


강 전 대변인은 “코로나 위기를 돌파하는 방식 면에서 문 대통령과 이 지사는 ‘케미’가 맞았다. 문 대통령은 당·정과 경기도 간 이견이 있을 때 ‘이 지사에게 사람을 보내 설명해드리라’고 지시하곤 했다. 또 한 참모가 ‘이 지사와 통화했는데 당인인 이상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하더라 전하자 문 대통령은 ‘참 고마운 자세네요’라고 평가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강 전 대변인은 이런 문 대통령의 비공개 대화를 공개하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문 대통령과 함을 모은 ‘원팀’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기자 출신의 전 청와대 대변인이 쓴 ‘코로나 난중일기’라고 소개한 ‘승부사 문재인’은 오는 9일 정식 출간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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