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일어나는 학교폭력만 10만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지 이미 오래지만 문제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직접적인 1차 피해 이수 2,3차에 걸쳐 피해를 입는 학생들의 인권 문제를 PD수첩이 집중 보도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손수정(가명) 양이 폭행을 당했다. 가해학생인 오민경(가명) 양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손 양을 화장실로 불러 때리기 시작했다. 손 양의 진술에 따르면 머리를 세면대에 찧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이 이어졌다.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던 손 양은 방어하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오 양의 머리채를 잡았다고 한다.
학교는 가해자인 오 양에게 서면사과와 교내봉사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뒤이어 손 양에게도 똑같은 처벌을 내렸다. 쌍방 가해로 결론이 내려진 것. 손 양은 가해학생에게 당한 폭행보다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폭력위원회의 결정에 상처를 받았다.
▲ 사진=iMBC |
지난해 7월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유미(가명) 양은 평소 친했던 친구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후 김 양은 정신과 치료와 약물을 복용할 정도의 큰 상처를 받았지만, 정작 성추행 가해자들은 현재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성추행 현장에는 없었지만,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이지훈(가명) 군은 피해학생과 같은 학교의 학생이었다. 때문에 학교에서는 이 군에 대하여 ‘강제 퇴학’ 처분을 내리며, 사건은 마무리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 군이 학교로 돌아오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학교생활을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퇴학처분을 받은 이 군은 이에 불복해 도교육청에 행정심판을 신청했다. 행정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이 군의 퇴학 처분은 정지됐고, 그는 학교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2012년 3월 교육부가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을 생활기록부에 기재 하도록 지시하며 보다 객관적인 처분을 위해 재심·행정심판 제도가 마련됐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이후 가해학생 측이 징계처분에 불복해 재심·행정심판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학폭위의 징계보다 낮은 징계를 받는 비율도 2012년 38%, 2013년 42%, 2014년 8월까지 44%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 사진=iMBC |
반면 돌아온 가해자를 마주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조치는 부족한 실정이다. 경상남도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송미연(가명) 양은 같은 학교 남학생 임영진(가명) 군에게 약 2개월간 메시지·SNS를 통한 사이버성폭력을 당했다. 피해자는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 받았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할 만큼의 큰 충격을 받았다.
학교는 가해자 임 군에 강제 전학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역시 이번에도 해당 남학생 측이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 재심을 청구했다. 결과는 ‘서면사과·접촉금지’였다. 이 결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은 한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 양은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는 재심결과와 학교측의 처사에 분노했다.
한편 학교폭력 이후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교육현장 실태를 긴급 취재한 MBC 'PD수첩'은 24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된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