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채권매입 프로그램 축소(테이퍼링)를 예고하면서, 상대적으로 펀더멘털과 경기 회복세가 선진국보다 더딘 신흥국 금융시장이 하반기에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주목된다.
더욱이 신흥국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도 한참 떨어진다.
신흥국 경제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 재봉쇄'의 충격에 직면했고,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에 대한 선제적 자금이탈도 겹쳐, 최근 주가 및 통화가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 신흥국인 중국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
상반기 중 중국의 주가지수는 0.1% 하락했고, 위안화 통화상황지수도 반락했다.
하지만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중국의 통화.재정 측면의 우호적 정책 환경이 기대된다"면서 "9~10월 경에는 경제 지표의 '순환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3분기 신흥국 통화가치의 전반적인 반등도 예상했다.
그간 상대적 약세가 이어졌던 신흥국 증시에도, '변화의 바람'이 조심스럽게 예측된다.
델타 변이 확산 이후 선진국 평균 주가지수 수익률은 4.6%였고 미국은 7.9%에 달한 반면, 신흥국은 마이너스(-) 5.4%였으며 특히 브라질은 -8.8%를 기록했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른 감이 있지만, 신흥국 증시에 '역발상적 접근'이 가능할지 여부를 시험해 볼 시점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이후의 강세장에서 선진과 신흥 증시로의 스타일 변화가 반복됐고, 노출된 악재는 상당 부분 자산가격에 반영됐다"면서 "9~10월 국면 전환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하고 하이테크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 중국에 대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중국 등 주요 신흥국들은 양호한 외화유동성과 경상수지를 기록 중이어서, 미 테이퍼링 이슈로 글로벌 자금이동이 발생한다 해도, 지난 2013~2014년 같은 충격 없이 견조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러시아, 브라질, 터키 등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한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 취약 신흥국들은 아직 매우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테이퍼링에 따른 자금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인플레이션 부담이 계속되면서 급격한 금리상승 등 금융시장 충격 가능성도 상존한다.
그렇게 내다보면서도 신환종 NH증권 연구원은 "다만, 2013~2014년보다 그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자산가격 급락 시, 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브라질, 터키 등은 올해 초부터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왔지만, 내부적인 정치적 이슈, 정치경제 개혁의 부진 및 퇴조,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 등이 미국 테이퍼링과 결부되면서, 금융시장의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자산가격 급락 시에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