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이 한진중공업을 품에 안았다. 각각 850억원을 출자하면서 재무 부담이 일부 확대됐지만, 자금 여력을 갖추고 있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사업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설립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는 지난 3일 한진중공업의 지분 66.85% 인수를 완료했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는 동부건설과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 합자회사(한국토지신탁 지분율 94.24%)가 각각 850억원씩 출자하고 NH PE·오퍼스 PE가 500억원을 출자해 설립된 회사다. 추가로 1334억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해 한진중공업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순현금 기조가 지속됐지만, 주택 개발사업 확대로 차입금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진중공업 인수에 850억원까지 출자하면서 재무부담이 다소 커졌다. 동부건설의 순차입금은 2019년말 –1304억원에서 지난해말 828억원, 올해 상반기말 2004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동부건설은 동부엔텍 지분을 엠케이전자에 매각해 455억원을 확보하면서 순차입금 증가폭을 조절하고 재무부담을 줄였다. 또 동부건설은 자체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여기에 동부건설은 향후 한진중공업과의 협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강화를 노리고 있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보유한 공항 및 항만공사 등 특수공사부문에서의 역량을 활용할 경우 동부건설의 포트폴리오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규모 정비사업에서의 풍부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건설부문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도 약 850억원을 출자했지만 재무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말 한토신의 현금성자산은 3213억원으로 외부차입 없이도 출자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아직 한진중공업의 영업실적이 부진하고 재무구조가 약해 향후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의 추가 출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성 수석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의 부실이 심화될 경우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의 추가 출자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후 한진중공업의 현금흐름 개선 여부와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2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다가 올해 상반기 다소 부진했다. 상반기 영업손실 가운데 160억원은 조선, 47억원은 건설부문에서 나왔다. 부채비율도 732%로 지난해 말(583%)보다 높아졌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며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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