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기세가 매섭다.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서는 독주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치고 1위 후보 자리를 탈환했다. ‘선명성’이 장점인 홍 의원이 과거 ‘막말’ 이미지를 걷어낸다면 강력한 무기를 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전국 남녀 유권자 1,0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권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31.4%의 지지를 얻으면서 윤 전 총장(28.5%)을 2.9%p 앞섰다.
같은 날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 야권 대권 후보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32.8%를 기록해 25.8%에 그친 윤 전 총장을 앞섰다. 홍 의원은 직전 조사(8월 3주 차) 대비 10.7%p나 지지율이 올랐고 윤 전 총장은 3.0%p 하락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홍준표 바람’이 무서운 점은 세대·지역·이념성향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보수층 박스권에 갇혀 지지율 정체현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홍 의원은 중도층과 MZ세대 표심을 쓸어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0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남녀 2019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은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8~29세(37.7%) △30대(36.6%) △40대(40.2%) △광주·전라(38.5%) △대구·경북(37.2%) △진보층(35.3%) △열린민주당 지지층(45.9%) △더불어민주당 지지층(35.5%)에서 평균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설문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홍 의원은 60대와 70대 이상, 보수층, 국민의힘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 윤 전 총장을 앞섰다. 특히 지역별 지지율은 전 권역에서 윤 전 총장보다 우세했다.
홍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은 우리끼리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중도층, 진보층, 호남, 2040세대 표심도 가져오는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제 남은 곳은 60대 이상과 대구·경북밖에 없다. 싹쓸이하고 오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치권은 홍 의원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선명성을 꼽는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입문 이후 다소 애매한 입장을 내놓는 사이 홍 의원은 특유의 ‘사이다 발언’을 쏟아냈다.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을 위한 공약으로는 “TK 통합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 짓겠다”면서 표심을 자극했다.
당내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윤 전 총장은 TK 지지층 사이에서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반면 홍 의원은 지지층이 원하는 발언을 시원하게 내지르면서 표심 공략에서 한발 더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의 막말 이미지를 벗어던진 건 홍 의원에게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지난 대선에 이어 당 대표를 거치면서 홍 의원에게는 항상 ‘막말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 ‘홍카콜라’를 비롯해 홍 의원의 토론회 영상이 유튜브에 공유되면서 ‘재밌는 인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과거의 막말 이미지가 최근 상당히 희석된 부분이 있다”며 “토론회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