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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빠진 쌍용차 인수전 새로운 국면…걱정과 희망

2021-09-17 12:2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SM그룹과 같은 큰손이 관심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던 쌍용자동차의 인수전이 예상과는 다른 국면에 처했다.

최종 입찰자로 나선 곳들이 벤처기업들이기 때문에 새롭게 출시될 신차를 통한 기사회생에 대한 시기가 늦어질수 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한 쌍용차이기 때문에 모회사들의 투자 여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된 쌍용차 인수 본입찰에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 인디(INDI) EV 등 3곳이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쌍용자동차가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 수출 선적 기념식을 열고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사진=쌍용차 제공



당초 가장 유력했고, 앞으로의 쌍용차 미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것으로 예상됐던 SM그룹의 경우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이엘비앤티는 쌍용차의 회생절차 돌입 이전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창업주 듀크 헤일 회장이 설립한 카디널 원 모터스 및 사모펀드 파빌리온PE와 손잡았다.

이들 컨소시엄을 대표하는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를 비롯, 또 다른 응찰업체인 인디EV까지 모두 전기차와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벤처기업이다.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전기차를 생산·판매 하고 있다. 내년 최고급에는 차제개발한 최고급 고성능 전기차 '스마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스마트X' 개발 중이다.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새로 조성되는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깔아 이들 스마트 시리즈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인수 이후 내연기관차 10만~15만대를 판매하고 전기차는 연 5만대에서 시작해 15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내놨다.

다만 에디슨모터스 자체 기업 규모가 워낙 작아 쌍용차 인수 이후 경영 상황이 당초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벤처기업인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344억7302만원, 매출액 897억8763만원 수준이었고, 직원 수도 18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자금력을 서포터 해줄 컨소시엄이 구성돼 있어 비관적으로 볼 수 만은 없다. 

이엘비앤티 역시 자본금 30억원의 벤처기업으로, 라보‧포터‧카운디 등 국내 내연기관 상용차의 전기차 개조 사업을 하면서 전기차 및 관련 부품 기술력을 쌓아 왔다. 자체 개발 모델로 EB1이라는 2인승 소형 전기차도 있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6월에는 사우디 국영 기업 SIIVC(Saudi International Industrial Village Company)와 사우디 한국산업단지 프로젝트를 위한 MOA(합의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중동 및 동남아 수출시장 확보 및 전기차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했다"면서 "해외판매망을 활용한 조기 정상화방안 외에도 이엘비앤티가 갖고 있는 전기차 제조 원천기술을 쌍용차로 이전해 미래시장 대응도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이엘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카디널원이 보유한 미국과 캐나다의 총 135개에 달하는 판매채널을 통해 쌍용차의 북미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하지만 현재의 쌍용차 라인업중 바로 수출이 가능한 모델이 부제하기 때문에 무조건 적인 희망을 갖기는 힘들다. 하지만 동남아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려 정상화를 시도할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인디EV는 지난 2018년 설립된 미국의 전기차 벤처로, 2023년 차세대 자율주행기능을 갖춘 중형 사륜구동 크로스오버(코드명 ATLAS) 차량을 양산할 계획이라는 정도만 알려졌다.

쌍용차가 지속성장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전기차 전환이 필수라는 점에서 응찰자 3곳이 모두 전기차 관련 벤처기업이라는 점은 기사회생을 비관적으로 만 볼 수 없다. 

하지만 인수 이후 신차 개발비를 투입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인수 자금이야 FI를 끌어들여 어떻게 해결한다고 해도 대당 3000억원씩 투입되는 신차 프로젝트는 응찰자들의 기존 사업 규모로 볼 때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완성차 업체는 주기적으로 신차를 내놓아 기존 모델의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를 만회해야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해마다 5~6종의 신차를 내놓고 있으며, 전체 라인업이 5종인 쌍용차도 5년가량의 풀체인지(완전변경) 주기를 감안하면 매년 1종씩의 신차를 개발하고 출시해야 한다.

쌍용차의 새 주인이 그런 완성차 업계의 루틴에서 벗어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신차 개발을 중단하고 기존 모델의 전동화 전환에 초점을 둔 경영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모델 노후화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쌍용차가 출시를 예고한 J100과 KR10을 만나볼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

중형 SUV J100은 쌍용차의 최대 히트작으로 불리는 무쏘의 영광을 재현할 모델로, 준중형 SUV KR10은 야성을 잃었다는 혹평을 받았던 4세대 코란도를 다시 '마초'의 모습으로 되살릴 모델로 기대를 받았다.

실제 쌍용차는 이들 모델이 무쏘와 코란도의 헤리티지를 계승할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5000명에 육박하는 쌍용차의 규모를 유지하며 경영정상화를 이루려면 전기차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기존 내연기관 신차 개발 사이클을 유지하며 판매 볼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전기차 업체들의 쌍용차 인수 의향서 제출을 비관적으로 바라 볼 수는 없겠지만 산업 특성상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 될 것이다"며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벤처기업이 대주주가 됐을 경우 신차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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