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이른바 '보톡스'를 개발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수출명)' 미국 시장 진출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해당 품목의 허가를 신청을 했으며 현재 FDA 중간 점검(Mid-cycle meeting)과 레티보 제조 시설인 휴젤 2공장(거두공장)에 대한 실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휴젤은 중간 점검 및 실사 이후 FDA에서 요구한 보완 사항만 충족할 경우 무리 없이 심사 적합 판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유럽 품목허가 역시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휴젤은 지난 10월 중국 보툴리눔 시장에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진출한 바 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수출명 주보)'의 중국 시장 진출도 초읽기다. 대웅제약은 중국에서 나보타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현지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간주름이 있는 환자 473명을 대상으로 나보타 또는 대조약(보톡스, Botox)을 동일 용량으로 1회 투여한 후 16주까지 4주 간격으로 미간주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대웅제약은 "중국 시장은 미국 다음으로 기대치가 높은 곳"이라며 "내년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통해 3년 내 중국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미국 시장의 경우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FDA 승인을 받았으며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나보타의 지난달 미국 수출액은 8월 누적 2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억원 보다 137% 급증했다. 이 밖에도 유럽, 캐나다 등 세계 55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80개국에 수출 중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8년 간 공들여왔던 미국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엘러간의 최대주주인 애브비와 2013년 체결한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권리반환 되면서다. 메디톡스는 미국 진출과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애브비가 진행한 모든 임상 3상 자료를 이전 받게 되며 해당 제품에 대한 개발과 허가, 상업화 등 모든 권리를 다시 돌려 받기로 했다. 애브비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물거품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애브비가 애초부터 경쟁사 메디톡스의 미국 진출을 막기 위해 기술을 이전 받아 시간만 끈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또 메디톡스가 최대 주주로 있는 에볼루스를 통한 미국 진출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에볼루스는 현재 대웅제약과 보툴리눔 톡신 공급 독점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사실상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에볼루스와 이온바이오파마는 미용 영역이건 치료 영역이건 나보타 외의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취급할 수 없다"면서 추측을 일축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보톨리눔 톡신 시장은 연 평균 7~9%씩 성장해 2026년에는 89억 달러(약 9조8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빅3 마켓으로 꼽히는 국가는 미국과 유럽 중국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망이 밝아 휴젤, 대웅제약, 메디톡스 등이 빅 3 마켓에 앞다퉈 진출, 선점을 노리고 있다"며 "사업 수익성 또한 굉장히 높아 해외 시장 진출 확대 및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