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대한민국의 정치사 굴곡을 품고 있는 국회의사당이 올해로 준공 46주년을 맞았다.
건물면적 8만1452㎡.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의사당 중에는 동양 최대의 크기와 면적을 자랑한다. 그 거대한 규모에 걸맞게 국회의사당에는 일반인들이 쉽게 알지 못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국회의사당 지붕, 원래는 파란색이 아닌 빨간색?
국회의사당과 관련된 우스갯소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국회의사당 지붕이 열리면 로봇 태권V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실제 건물 안에서 확인해보면 지붕은 그냥 빈공간이다.
둥근 돔 형태의 지붕이 가진 외형적 특징에 처마 역할을 하는 수평의 평판 석조물(파라펫)과 이를 지탱하며 줄지어 서 있는 기둥의 크기가 로봇을 숨길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기 때문에 나온 우스갯소리로 보인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돔 지붕은 국민의 의견들이 찬반토론을 거쳐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진다는 의회민주정치의 본질을 상징한다. 당초 평지붕으로 설계됐지만 일부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해 돔형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국회의사당 지붕은 준공 당시 빨간색이었다. 지붕의 재질인 동판은 처음에는 붉은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되면 현재와 같은 회녹색을 띠게 된다. 당시 정일권 국회의장이 파란지붕을 기대했다가 의외로 빨간색 지붕이 나오자 노발대발했다는 후문도 전해지고 있다.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 속 동물 해태가 와인을 품고 있다?
국회의 정문과 후문을 지키는 해태상에도 숨겨진 비밀이 있다. 준공 당시 해태제과에서 3000만원을 들여 조각해 기증한 것으로 지난 2008년 추가로 설치한 다른 한 쌍은 후문에 있다.
‘시비곡직을 가릴 줄 아는 영수’로 알려진 해태는 분쟁이나 화기를 물리치는 신수로 통한다. 의사당 터에도 불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해태상이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광화문의 해태상은 암수구분이 없지만 국회의사당 해태상은 암수가 구분돼 있다.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바라볼 때 왼쪽이 수컷, 오른쪽이 암컷이다. 또 광화문 해태상은 앉아있지만 국회의사당 해태상은 목을 쭉 뽑고 일어서 있다. 크기도 국회의사당 해태가 1.5배가량 크다.
해태상의 가장 큰 비밀은 와인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해태제과는 해태상을 기증하면서 그 아래에 자사제품인 노블와인 백포도주를 각각 36병씩 총 72병을 묻었다. 이 포도주는 국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준공 100년 후인 오는 2075년에 개봉할 예정이다.
국회의사당 기둥 24개과 지하벙커, 건설에 숨겨진 의미?
국회의사당 설계에도 숨겨진 의미가 존재한다. 국회의사당 앞쪽과 뒤쪽 8개와 양 옆 4개씩 모두 24개의 기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둥의 비율과 외형은 경복궁의 경회루 석주를 본뜬 것이다. 기둥 24개는 곧 우리나라의 24절기를 의미하며, 우리나라 전국을 상징하는 전국 8도에 맞춰 전면과 후면에 각각 기둥 8개를 배치하도록 했다. 이는 국회의원들이 1년 24절기 내내 항상 전국 8도의 국민들을 생각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반인은 출입이 제한되는 지하통로도 존재한다. 해당 통로는 지난 1984년 국회도서관을 신축할 때 설계됐으며, 길이는 460m에 이른다. 비상시 대피장소로 만들어졌지만 비가 오거나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피해 각 건물로 이동할 경우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