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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되는 '현금 없는 사회'…지난해 전국 ATM 1769대 증발

2021-09-24 12:41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해 전국적으로 현금자동화기기(ATM)가 1769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현금 없는 사회'가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에서만 900대에 달하는 ATM이 증발한 데 이어 부산에서도 400여대의 기기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ATM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중소도시보다 보급화된 ATM이 압도적으로 많아 지역 간 양극화도 보였다. 모바일뱅킹 및 페이 문화가 자리하면서,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노인계층 등이 금융서비스로부터 소외되는 양상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주요 은행의 공동 자동화기기(ATM). / 사진=연합뉴스 제공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을 통해 받은 '광역시도별 ATM 설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은 전국적으로 1769대의 ATM을 정리했다. 

지역별로 서울에서 사라진 ATM이 896대로 가장 많았고, 부산 417대, 경기 179대, 인천 176대, 대구 155대 순이었다. 일부 광역시도에서는 ATM이 소폭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울산 52대, 세종 45대, 전남 33대, 경북 30대, 강원 27대, 충북 13대, 제주 10대 순으로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단위면적당(1㎢) 설치된 ATM 대수를 놓고 보면, 서울이 34.9대를 기록해 0.3대인 강원도보다 116배 많았다. 2019년에는 서울이 36.4대, 강원도가 0.3대로 격차가 더 컸다. 

이어 부산 9.1대, 광주 6.6대, 대전 6.1대, 대구 5.9대, 인천 5.6대, 울산 2.7대, 경기 2.7대, 제주 1.1대 순이었다. 이 외 경남 0.8대, 충남 0.7대, 충북 0.6대, 전북 0.5대, 경북 0.4대, 전남 0.4대 등으로 조사됐다. 

광역도시별 단위면적, 인구당 ATM 설치현황 비교(2020년-2019년) / 자료=한국은행, 윤관석의원실 재구성



은행들이 디지털금융을 가속화하는 한편 모바일페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점포·ATM이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정리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오랜 ATM 보편화로 주요 도시들이 여전히 과포화 양상을 띠는 반면, 기타지역에서는 극심한 부족현상을 보여 노인층 등의 금융접근성이 취약한 모습이다.  

윤 의원은 ATM 순증 변화를 놓고 볼 때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부가통신사업자(VAN사)가 운영하는 ATM은 증가한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경기가 136대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뒤이어 대구 41대, 경남 28대, 인천 20대, 대전 12대, 광주 10대 순으로 각각 증가했다. 

윤 의원은 "우리나라의 ATM 보급률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지만, 금융기관 및 VAN사 간 공조 없이 ATM 운영 전략이 지속되면 지역별로 과잉 또는 과소 공급되는 등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금융당국은 포용금융 관점에서 ATM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방안을 마련해 지역 간의 현금 접근권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및 VAN사 등과 긴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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