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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부채 1년새 13%↑…대출의 25% '전세대출'

2021-09-24 12:41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20·30대 MZ세대의 가계대출이 전세자금대출 등을 중심으로 1년새 10%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 속도가 다른 연령층보다 약 2배에 달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대출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2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20·30대 가계부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해 나머지 연령층의 증가율 7.8%를 크게 웃돌았다. 전체 가계부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2분기 현재 26.9%를 기록해 1년전 같은 기간 26.0%보다 0.9%포인트(p) 늘었다. 

청년층 가계대출의 69.8%는 은행권 대출이었으며, 전세자금 대출이 25.2%로 가장 많았다. 다른 연령층보다 전세자금 대출 비중이 컸는데, 전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또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약하고, 청년층 주거 지원 차원에서 정부가 다양한 전세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전세대출 수요가 많은 이유로 꼽혔다. 

가계대출 증가율도 전세대출이 2분기 현재 21.2%를 기록해 신용대출 20.1%를 압도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7.0%로 집계됐다. 한은은 "젊은 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실제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청년층 비중은 36.6%에 달했다. 

신용대출은 주식시장과 공모주 열풍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증권사(미래·KB·NH·한투·키움·유안타)의 지난해 신규계좌 723만개 중 20∼30대의 계좌가 54%(392만개)에 달했다. 

한편 청년층 가계부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분기 현재 37.1%로, 타 연령층 36.3%보다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과 청년층 대출자의 약 10%는 빚 문제로 소비조차 쉽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이 추정하는 가계소비를 제약할 수준의 부채 임계치는 DSR 45.9%, 소득대비대출비율(LTI) 382.7%다. 대출이 이 비율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면 가계로선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미 임계치를 초과한 대출자의 비중은 올해 1분기 현재 DSR 기준 6.3%, LTI 기준 6.6%로 분석됐다. 특히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층 DSR 임계치 초과 비중이 14.3%를 기록해 중소득층 8.5%, 고소득층 4.1%를 압도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 청년층의 DSR 임계 초과 비중이 9.0%를 기록해 40대 5.6%, 50대 5.4%, 60·70대 4.4% 보다 컸다.

청년층이 DSR 임계치를 초과할 정도로 대출 비중이 높게 나온 데 대해, 한은은 부동산 매입 등을 위한 자금 조달이 임계 수준을 넘어선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임계 초과 대출자들의 부채가 임계치 아래로 감소하려면 전체 가계부채의 약 2.0∼4.0% 수준인 약 36조∼72조원이 상환돼야 한다. 

한은은 "청년층의 차입 레버리지를 통한 자산 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 위험에 취약할 수 있고, 부채부담 등으로 건전한 소비 활동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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