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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돌아온 탕자' 힘입어 3Q 실적 기대

2021-09-28 15:41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 배럴당 80달러선을 향해 상승하고 있음에도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하면서 정유업계 3분기 실적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셋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6.0달러로, 전주 대비 0.8달러 올랐다. 이를 포함한 9월 정제마진은 5.1달러로, 2019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4.0달러를 상회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수송비·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국내 업체들의 BEP는 4달러선으로 평가된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울산공장·현대오일뱅크 VLSFO/사진=각 사



항공유 마진 감소 및 미국 공장 가동률 회복에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은 중국발 공급감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국 석유제품 수출이 전월 대비 19% 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유와 등유 마진이 7달러대로 진입하기도 했다. 휘발유 마진은 배럴당 11.7달러로, 전주 대비 소폭 개선됐다.

업계는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원유재고량도 5개년 평균치(28억7000만배럴) 보다 4000만배럴 적은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내년 1분기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점쳐지는 등 유리한 지형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겨울철 한파가 북반부를 강타할 경우 등유를 비롯한 난방용 석유제품 수요가 급증, 수급밸런스가 더욱 개선된다는 것이다.

중동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서면서 OSP도 낮아지는 추세다. OSP는 아시아 판매분에 붙는 조정계수로, 이번달 3달러에서 다음달 1.7달러로 축소되고 있다. 증산이 내년말까지 이어질 경우 OSP가 마이너스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 쿼터 축소를 비롯한 규제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면서 "지난달 평균 4달러에 머물렀던 경유가 개선세를 보인 반면, 항공유(3.8달러)는 0.4달러 낮아지는 등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으로 볼 때 항공유 수요 회복시 추가적인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단순한 유가변동에 따른 개선이 아닌 펀더멘탈 측면에서 업황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당초 예상보다 정제마진 반등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제마진 추이/자료=SK이노베이션·증권업계



백신접종률 상승 등으로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는 것도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전주 대비 34%, 베트남도 22% 급감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도 각각 18%·8% 줄었다. 인도의 경우 소폭 늘어났지만, 3만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46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나는 등 흑자전환한 수치로, 매출도 47% 가까이 확대되면서 1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쓰오일도 47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유사한 수준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 매출은 7조원으로, 같은 기간 80%에 달하는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750%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정유4사 중 유일하게 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시현했던 GS칼텍스는 비슷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활동 증가로 석유제품 뿐만 아니라 윤활유 수요도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수소·플라스틱 재활용·화이트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실탄' 확보가 용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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