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상황 지속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권의 실물경제 지원이 계속되는 점을 고려해 은행·보험·저축은행·여전·상호금융 분야의 유동성 및 예대율 관련 규제를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다. 반면 연장 필요성이 낮은 금융지주 자회사간 신용공여한도 완화 조치는 종료한다.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동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당국은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조치의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우선 금융권의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가 내년 3월로 연장됨에 따라, 관련 규제 유연화 조치 8개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은행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00%에서 85%로, 외화 LCR은 80%에서 70%로 각각 완화한다. 은행 예대율 5%포인트(p) 이내 위반에 대한 예대율 적용 유예조치는 오는 12월 말에서 내년 3월 말로 연장됐다. 또 개인사업자대출 가중치는 올 연말까지 100%에서 85%로 인하한다.
이 외에도 △저축은행·여전사 유동성비율 적용 유예 △저축은행·상호금융 예대율 적용 유예 △저축은행 영업구역내 의무여신비율 적용 유예 △보험 유동성 평가기준 한시적 완화 등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반면 정상화 조치로 '금융지주 내 자회사간 신용공여 한도 완화 조치'는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당국은 산업은행에 대한 '순안정자금조달비율 적용 유예 조치'는 아직 기한이 남았다는 점을 들어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해당 조치는 내년 6월까지 유예하기로 돼 있다.
당국은 지난해 4월부터 자본·유동성·영업 규제 등을 포괄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이어오고 있다. 당국 방침에 따라, 금융권도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펼치고 있다.
당국 자료에 따르면, 7월 현재 만기연장으로 은행 135조 6000억원(55만 6000건), 제2금융권 8000억원(6000건), 정책금융기관 73조 3000억원(25만 4000건) 등 209조 7000억원이 지원됐다.
원금 상환유예는 은행 9조 8000억원(2만 5000건), 제2금융권 6000억원(3만 6000건), 정책금융기관 1조 6000억원(1만 7000건) 등 12조 1000억원(7만 8000건)에 달한다. 이자 상환유예는 총 2097억원(1만 5000건)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대출 등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직‧간접적 기여도 확대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은행이 1066조 8000억원, 보험사 133조 5000억원, 저축은행 48조 9000억원, 여전사 65조 7000억원, 상호금융 163조 8000억원 등 1478조 7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말 1397조 6000억원 대비 257조 1000억원 증가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 등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금융권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도 금융권의 지원역량 확충을 위해 내년 3월까지 관련 규제의 유연화 방안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규제 유연화 방안의 연장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도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내년 3월 이후에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정상화 수준, 방역·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제 유연화 방안의 질서 있는 정상화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규제 정상화시에는 규제 수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등 시장 충격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