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치권의 블랙홀로 자리 잡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정관계·법조계 인사 리스트’까지 등장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여야 인사들이 두루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측할 수 없는 결말에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리스트가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 30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통해서다.
이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화천대유의 이른바 ‘50억 클럽’에 대해 “제가 본 사설 정보지 내용은 4명이 포함된 명단”이라면서 “(그 안에) 박영수 특검 이름도 있었고 권순일 전 대법관 이름도 있었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친분이 있다고 하는 또 다른 인사의 이름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른바 ‘50억 클럽’은 퇴직금 50억원으로 논란이 된 곽상도 의원의 아들처럼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약속받은 정관계 인사들이 있다는 의혹을 말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 회의실에서 판교대장동게이트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은 지난달 22일에는 제보를 통해 정리한 ‘계좌추적 대상’ 15인의 명단을 익명 처리해 공개하기도 했다. SNS에서는 ‘50억 클럽’에 여당 53명, 야당 12명이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언급된 출처불명의 찌라시까지 유통되고 있다.
여기에 ‘정영학 리스트’도 떠돌고 있다. 정영학 회계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녹취파일 19개와 자필진술서를 제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천화동인 1~7호 중 절반 정도의 실소유주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핵심 관계자라는 이야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동규 전 본부장, 화천대유의 김만배 씨와 나눈 대화와 통화를 녹음한 것에는 개발사업의 이익 배분에 대한 논의가 담겨진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자택을 나오며 “정 회계사가 누군지 잘 모른다. 돈을 받았다는 보도도, 부하 의견 묵살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1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처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찌라시가 떠돌면서 정치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명단 속 인물들이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어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유력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측근이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연루가 들러날 경우 정치적 책임을 지겠냐는 질문에는 “제가 당연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동규가) 제 선거를 도와줬냐. 그런 것을 한 적 없지 않느냐. 왜 문제제기를 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업 설계자가 이 지사라고 본인의 확인해준 만큼 모든 명단이 공개돼도 민주당이 훨씬 치명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이 지사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