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 매수 심리가 소폭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와 중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과 대출한도 축소 등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매수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9월 2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주(104.2)보다 1.3포인트 내린 102.9로 조사됐다. 서울 매매수급 지수는 3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상회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뜻이다.
서울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담긴 '2·4대책' 발표 이후 공급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첫째 주 이 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5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9월 첫째 주 107.2에서 둘째 주 107.1로 소폭 하락한 이후 셋째 주 104.2, 넷째 주 102.9로 최근 3주 연속 내리며 기준선에 다가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추석 연휴에 따른 영향과 함께 일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을 중단하고, 금융 당국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매수 심리가 소폭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02.3에서 101.1로 1.2포인트 내려 기준선 100에 가까워 졌다.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속한 서북권은 103.3에서 102.1로, 종로·중구 등이 속한 도심권은 104.2에서 103.2로 각각 하락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동북권은 105.7에서 103.4로 내렸다. 양천·강서·구로·동작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104.5에서 104.0으로 소폭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107.6에서 105.8로, 인천이 109.1에서 107.3으로 각각 2포인트 가깝게 내리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106.7에서 105.1로 1.6포인트 떨어졌다.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6월 이후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은 상황이다.
지방 역시 매수심리가 한풀 꺾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03.6에서 101.6으로 내렸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102.7에서 101.2로, 경기를 제외한 8개 도는 104.5에서 102.1로 모두 하락했다. 지방에서는 대구(97.1→97.2)에 이어 울산(100.7→99.6)의 지수가 4주 만에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세시장 매수심리도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3.0으로 전주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는 104.9에서 103.7로, 인천은 104.8에서 104.5로 내렸다. 수도권 전체로는 104.4에서 103.6으로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추석 연휴 영향과 은행권 전세대출 한도 축소 움직임 등으로 거래가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이주 수요 영향이 있는 지역과 중저가 단지로 전셋값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