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올해 3분기에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이 지난해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탄소중립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과제를 안고 있는 국내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정부가 내건 '산업대전환'으로의 속도는 더뎌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7일 ‘2021년 3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발표를 통해, 3분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가 신고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41.3% 증가한 182억 1000만 달러, 도착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40.9% 증가한 11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FDI실적은 신고·도착 기준 모두 10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와 동일하게 신고·도착 기준 모두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하는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안정적인 국내 경제 및 기업환경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굳건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전년동기 대비 18.1% 감소한 30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업은 60.8% 증가한 143억 2000만 달러로, 이 외 기타업종은 292.8% 증가한 7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제조업 중에서도 전기전자, 운송기계 등의 업종이 증가했으며, 기계장비 등 의료정비, 식품에 대한 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기전자 업종에 속하는 반도체 제조업은 전년동기대비 136.3% 증가했고, 서비스업에서는 정보통신, 사업지원 및 임대, 도·소매 업종에서 투자가 크게 늘었으며, 전자상거래 등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서비스와 클라우드서비스 투자도 큰 폭으로 유입됐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유럽연합(EU), 중화권(중국, 싱가포르, 홍콩), 일본에서 유입된 투자 모두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다.
미국은 8.6% 증가한 33억 달러로서 제조업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서비스업은 재작년대비 감소한 지난해와는 달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유형별로는 그린필드형보다 비중이 훨씬 작은 기업결합(M&A)형에서 증가액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을 포함한 EU로부터 유입된 투자는 173.2% 증가한 73억 3000만 달러로, 가장 비중이 큰 EU로부터 투자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전체 외국인투자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EU 역시 제조업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서비스업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고 유형별로는 M&A형 투자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중화권에서는 전년동기 대비 25.7% 늘어난 50억 9000만 달러로 서비스업이 증가한 반면, 전기·전자·운송용기계 등의 제조업은 감소했다.
일본에서는 전년동기대비 33.8% 증가한 7억 3000만 달러가 유입됐고, 제조업 분야에서 그린필드형 투자 형식이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 및 업종별 누적 FDI 신고액./자료=산업부
3분기 주요 투자양상으로는 '한국판 뉴딜'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 분야의 투자 유입이 지속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정종영 투자정책관은 “한국판 뉴딜, 미래 신산업, 소재부품장비 등과 관련된 첨단분야의 투자가 유입되면서, 전 세계적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의 국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생산시설과 항체치료제 연구개발(R&D)센터 등의 투자 유치로 ‘K-글로벌 백신허브 전략’ 추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영 산업부 투자정책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3분기 FDI실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한편 정 정책관은 최근 열기가 한창인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등으로 인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쪽 관련한 투자도 포함된 것이냐는 질문에, “실제 언론보도에 외국 투자기업에서 투자 의사를 밝힐 수도 있는데, 실제 공식적으로 집계한 것은 투자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에 한해서다”면서 “아직 이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아, 이러한 투자신고서가 들어오면 FDI 실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