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정의당 대선 경선에서 이정미 전 대표가 정의당의 간판 정치인으로 불리는 심상정 의원 과반 저지라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결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번 경선에서 ‘어대심(어차피 대선 후보는 심상정)으로 불리던 심 의원의 대세론이 깨지면서 노회찬·심상정 이후 정의당의 새로운 '간판'이 탄생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정의당 대선후보 선출 결과 발표 및 보고대회를 열고 1~5일 실시한 온라인 당원투표와 6일 실시한 ARS 전화 투표를 합산한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선거권자(정의당원) 2만 1282명 중 총 유효 투표수 1만 1828명이 참여한 이번 경선에서 심 의원 46.42%(5433표),이 전 대표가 37.90%(4436표)를 차지했다. 이어 김윤기 전 부대표 12.37%(1448표),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 3.30%(386표) 순이었다.
정의당 대권주자인 이정미 전 대표가 지난 6일 경선에서 심상정 의원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면서 이변을 가져왔다. 사진은 지난 9월 10일 오전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 모습./사진=연합뉴스
경선 내내 당내에서는 인지도가 높고 정치 경험이 풍부한 심 의원이 어렵지 않게 과반 득표에 성공할거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심 의원이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이 전 대표에게로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심 의원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는 밀리지만 당내 인천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어 조직적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류호정 의원이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이 전 대표 지지를 선언한 점도 이번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선 경과를 받아든 심 의원 캠프 측은 생각보다 낮은 득표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조직표의 지원을 감안해도 예상보다 선전했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이변의 주인공인 이 전 대표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듯 경선 발표 후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냐"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세론을 변화의 열망으로 꺾었다"며 "제가 심 전 대표보다 10% 부족한 것이 아니라 변화의 열망이 50%를 넘었다는데 더 주목한다"고 결선 투표를 향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화천대유와 고발 사주로 뒤덮인 거대양당 경선판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는데 결선극이 벌어진 정의당에 국민이 모두 주목하고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정의당이 대한민국을 어떤 사회로 끌고 나갈 것인지 충분히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과반 득표에 실패한 심 의원은 결과 발표 후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아마도 정의당의 치열한 경선을 열망했던 당원 마음이 반영된 경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1차에서는 당원들의 뜨거운 경선 열망이 실현된 만큼 2차에서는 본선에 가서 당당히 정의당의 승리를 이끌 후보를 선택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의당 대권주자인 심상정 의원은 지난 6일 치뤄진 정의당 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사진은 지난 9월 30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석바위시장 방문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어 결선 투표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양당정치를 왜 끝내야 하는지, 작은 정의당이 어떻게 집권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드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라며 "실제 본선에 나갈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에 집권 비전만이 아닌, 국민의 삶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정치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주자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는 당헌에 따라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결선 온라인 투표(7~11일)와 ARS 전화 투표(12일)를 합산한 최종 득표 결과는 오는 12일 오후 5시 발표된다.
이처럼 거대 양당의 대선 주자들에게 묻혀 주목받지 못했던 정의당 대선 경선이 심상정 과반 저지라는 이변의 주인공인 이정미에 이목이 쏠리면서, 새로운 정의당 ‘간판’이 탄생할지 정치권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심상정 후보님이 이번을 자신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 대선은 정의당의 새로운 10년 그 가능성을 써가는 입구가 되어야 한다"며 "변화는 리더십의 교체로부터 오는 것"이라며 결선 승리를 자신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