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내년 국내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확대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올해 V자 반등 이후 기조효과 소멸 속에 정책지원 축소와 수출경기 둔화 등에 따라 경제 성장 모멘텀은 점차 약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2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9%(추정)의 견조한 성장에 이어 내년에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 다만 성장 모멘텀은 약화되며 경제성장률은 2.8%에 그칠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방역조치 완화 속에 서비스 소비 향상과 해외여행의 점진적 재개로 인한 해외소비 회복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3.3%(올해 3.1% 추정)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역시 양호한 주택수요 및 수주증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계획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확대되며 증가율이 2.7%(올해 0.6%, 추정)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IT 부문의 전략적 투자와 비IT 부문의 친환경 관련 투자가 이어지겠지만 자금조달비용 상승과 반도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조정압력이 나타나며 증가율은 3.0%(올해 9.3%, 추정)로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출(통관 기준)의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세 지속과 디지털·그린 경제 확산으로 증가세는 이어지겠으나, 기저효과 소멸 속에 주요국의 경기고점 통과 가능성,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모멘텀이 약화되며 증가율은 2.0%(’21년 22.2%, 추정)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제활동 재개 가속화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에 따라 상승세는 이어지겠지만, 역기저효과 및 유가 상승세 완화 등을 감안할 때 1.6%(올해 2.1%, 추정)로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탁 연구위원은 "방역조치 완화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재정·통화 등 코로나 대응책 축소와 수출경기 둔화 등을 감안할 때 성장 모멘텀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보고서는 내년 경제·금융시장 전망과 관련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 중국의 패러다임 전환 및 규제 리스크, 국내 가계부채 누증 및 금융불균형 우려 등을 3대 리스크 요인으로 진단했다.
우선 최근 정책·수요·공급측 요인들이 맞물리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특히, 공급측 불안요인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강조했다. 부품·소재나 선박의 경우 특성상 신속한 공급 개선이 어려운 데다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의 에너지가격 불안, GVC 약화에 따른 비용 상승 등 구조변화 과정에서의 부작용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질적 경제성장 추진 및 공동부유 강조 속에 규제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도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균형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강화로 인해 성장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경기 위축, 부동산 개발업체 디폴트 우려, 지방정부의 부채 부실화 등 위험 등을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파급효과와 정책 딜레마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증분석 결과,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소비에 부정적이며,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코로나 이후 그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내다 봤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가계부채 대응은 시의적절하나, 자칫 급격한 디레버리징을 촉발하거나 가계 부담 증가로 정책 정상화가 어렵게 될 위험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