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규 사업 및 신약 연구개발(R&D) 확대를 위한 실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기업의 공모채 흥행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창사 이래 첫 공모채를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3년물 800억 원, 5년물 200억 원 등 총 1000억 원 수준이지만, 지난달 2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는 4배에 가까운 3900억 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종근당이 회사채를 발행한 이유는 R&D 투자금 확보 목적이다.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을 비롯해 이중 항암 항체 신약 임상시험 등 신규 플랫폼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첫 공모채를 발행했다. 당초 모집 금액은 3000억 원이었지만, 지난 8월 27일 진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5배가 넘는 1조 5710억 원에 달하는 기관 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종 발행 금액을 2000억 원 늘린 5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조달 자금을 공장 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송도 지구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신규 4공장을 건설 중이다.
보령제약도 지난해 첫 회사채 발행을 진행했다. 보령제약은 지난 7월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보령제약은 자금을 확보해 개량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뿐만 아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78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1350억 원의 매수 주문이 몰린 바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5월 2000억 원 회사채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수요 예측 흥행으로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자금 유치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당시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6000억 원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다만 2000억 원 모두 단기 채무 상환자금으로 활용된다.
올해 들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공모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역량이 입증되면서 기술 수출, 개발 성공 등으로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있는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기업 입장에선 외형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차입을 확대하기 유리한 조건에 있다"며 "기업에선 자금 유동성을 토대로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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