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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어찌된 겁니까"…김영란 마저 놀란 '김영란법'

2015-03-04 11:40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처음에는 찬밥, 결국에는 누더기가 된 ‘기구한 법’으로 전락한 ‘김영란법’.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이 3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작 법안을 처음 만들었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마음은 편치 않다.

김영란법은 당초 ‘스폰서 검사’, ‘벤츠 여검사’ 등 사건에서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해 금품을 받은 공직자와 금품 제공자를 처벌하지 못한 것에서 출발, 2012년 8월 16일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법안을 발표했다.

   
▲ 김영란법 국회 통과./jtbc 캡처
김영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입법 취지를 “공직자들의 지속적인 스폰서 형성을 막고자 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2년 7개월를 끌어오던 김영란법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사립학교·학교법인과 언론사까지 공공기관에 포함되면서 법 적용 대상이 약 300만명으로 늘어났다. ‘공직자와 세금을 쓰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겠다던 애초 입법 취지가 퇴색되고 시민단체와 변호사 등이 제외되면서 형평성 논란까지 불러왔다.

이에 대해 애초 원안을 만들었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마저 “적용범위가 크게 확장돼 당혹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2일 지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원래 공무원을 대상으로 했고 나아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까지를 대상으로 하려던 것인데 이렇게 확장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전 위원장은 사립학교 교원이나 언론인이 포함되고 더욱이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했을 때 공직자가 이를 신고하도록 한 조항은 전혀 예기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언론과의 접촉에서 김영란법의 취지를 “한국 사회에서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없고, 대책들은 대부분 고민없이 만들어진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면서 공적영역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김 전위원장은 “당초 김영란법은 굉장히 정교하게 만든 법”이라면서 “공공심에 대한 신뢰는 생래적으로는 가질 수가 없고 사회 전반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가능하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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