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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무인기·인공위성·UAM, 서울공항서 이륙 준비

2021-10-19 16:58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19일 서울공항에서는 방산업계 민·군수부문 미래를 책임질 무기체계 및 제품을 살펴보는 국내외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F-16 전투기의 굉음을 뒤로 하고 들어간 전시장 입구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상륙공격헬기 및 유무인복합체계(MUM-T)가 관람객들을 맞고 있었다. MUM-T는 생존성 및 작전 효율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비대칭 미래형 무기체계로, 이스라엘 IAI의 역량이 결합될 예정이다.

KAI는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등 회전익항공기에서 출격한 무인기가 군집·자율비행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목표를 타격하는 수준으로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으로, 군의 '헬기-무인기 연동체계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전시된 LIG넥스원의 카고드론/사진=미디어펜


가상현실(VR)과 메타버스 등 최신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체험공간에서는 적기를 공격하고 활주로에 착륙하는 FA-50 경공격기 조종사가 될 수 있었다.

올 4월 시제기가 출고된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와 FA-50 및 차기 기본훈련기 모형 뿐만 아니라 초소형 위성·차세대 중형위성 및 KAI가 최초로 공개한 도심항공교통(UAM)도 눈에 띄었다. 

이 중 유인 수송용 UAM은 5인승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eVTOL)의 경우 최대 시속 250km로 30분 가량 도심을 비행하고, 무인 화물용 UAM은 최대 600km 화물을 적재한다는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KAI는 향후 요소기술을 확보하고 그간 축적한 항공기 제조 노하우를 토대로 2020년대 후반까지 독자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KAI와 세아창원특수강이 공동개발한 국산 항공소재도 최초로 공개됐다.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내구성·내열성을 지녀야 하는 항공기용 소재는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국산화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은 9000톤 프레스설비를 이용해 소재 왜곡을 방지하고 균일하게 가공하는 형상제어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공우주품질경영인증(AS9100) 취득에 이어 국제 항공분야 인증(NADCAP)도 추진 중이다.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소개된 75톤 액체로켓 엔진/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한화는 지난 3월 그룹의 우주사업 역량을 집결한 '스페이스허브'를 출범시켰으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는 21일 고흥에서 발사 예정인 누리호에 장착된 것과 동일한 75톤 액체로켓 엔진을 중심으로 부스를 조성했다.

이번에 처음 민간에 공개된 이 장비는 314개사 힘을 모아 만든 것으로, 이 중 '엔진의 심장'으로도 불리는 터보펌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한화 관계자는 "극한의 온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엔진을 만드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나, 그간 쌓은 노하우와 더불어 영국 롤스로이스(R-R) 등과 협력해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가능했다"면서 "스페이스X 등 선진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개발(R&D)도 진행하고있다"고 말했다.

드론을 비롯한 소형 항공기 위협에 대응하는 소형레이저무기체계와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UAM '버터플라이'도 볼 수 있었다. 초소형 SAR 위성 1대 1 목업과 쎄트렉아이가 2024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광학위성도 포착됐다. 이 위성은 지상을 30cm 해상도로 촬영 가능하다.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원격 조종으로 수송·공격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차량과 궤도형 하이브리드 추진장치도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이 추진장치는 내연기관으로 만든 전기를 리튬이온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것으로, 보조모터를 통해 순간적으로 1000마력을 뿜어 무기체계를 움직일 수 있다.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KF-21 보라매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LIG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 카고드론 △장사정포 요격체계를 부스 전면에 배치했다. 이 중 카고드론은 탑재중량 200kg로,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로 형상이 전시됐다.

내년부터 2035년까지 총 사업비 3조7234억원으로 추진되는 KPS는 총 8기의 위성으로 구성되며, 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도심항공·증강현실(AR) 등 4차산업 인프라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일명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내년에 사업이 본격화될 예정으로, LIG넥스원은 신궁·해궁·천궁 등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시스템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앞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전투체계와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사업에서 1승1패를 기록한 상황으로, 이번 무기체계를 수주하는 쪽이 2승1패로 올라서게 된다.

실내 전시장에서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부스에서 이동식 사격시뮬레이터를 스트레스르 해소하는 관람객과 △하이브리드 드론 및 UAM 관제시스템(대한항공) △K-2 흑표전차·다목적 무인차량·디펜스 드론(현대로템) △A-400M 대형수송기(에어버스) △KF-21에 탑재될 F414엔진(제너럴일렉트릭·GE) △개인용비행체 실물 기체(숨비) △총기(다산기공) △K-9 자주포용 엔진(SNT중공업) 등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야외 전시장은 F-35A 프리덤 나이트, F-15K 슬램이글, KUH-1 수리온 헬기 및 마린온, K-9A1 자주포, 비호복합 등의 무기체계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다가 에어쇼를 관람하는 인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편,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외 440여개사가 참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일반인은 행사 마지막날 입장 가능하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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