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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니…위드 코로나 영토확장 나선 정의선 현대차 회장

2021-10-21 14:44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경영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북미와 아시아를 오가며 '위드 코로나' 시대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오는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JI엑스포 전기차(EV) 로드맵 발표 행사에 초청받아 참석을 검토 중이다. 이 자리에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참석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소개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정의선 회장은 조코위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전기차 현지 생산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내 사업 점검 등을 위해 지난주에 출국한 정의선 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곧바로 인도네시아로 가거나 아니면 한국을 거쳐 다시 인도네시아로 가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11억 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신산업 단지(KNIC)에 세계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총 33만㎡의 부지에 건립된다.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한다. 합작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를 감안해 생산능력을 3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릴 수 있다.

합작공장의 배터리셀은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전기차 관련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니켈 과 망간, 코발트 등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산업허브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정의선 회장의 출국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이어지고 있는 현장경영 행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선진국들이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고 경제활동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시점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산업과 시장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추진력을 통해 정체된 분위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기업들이 긴축에 들어갔지만 현대차그룹은 미래사업의 핵심분야인 로보틱스로 영토를 넓혔고 신차들을 꾸준히 출시하며 정체된 시장분위기를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앞서 지난 6월과 4월에도 미국시장 상황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향후 현대차그룹의 사업 뱡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인 미래산업분야의 핵심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직접 꼼꼼히 챙기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의 신사업 투자와 함께 새로운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견고히 하는 민간외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중이다.

정의선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 전략과 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신년사에서 그룹 연간 총투자 규모를 20조원 수준으로 확대해 당시부터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 5년간 투자하는 금액을 연 단위로 환산하면 1조6000억원 정도다. 연간 투자 집행 규모인 20조원의 8% 수준이다.

미국에 이정도 금액을 투자한다고 해서 국내 투자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수준이다. 그룹 전체에서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바이든 정부에는 충분한 '성의'를 표시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금액이다.

바이든 정부의 통상 정책은 이전 트럼프 정부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앞 다퉈 미국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자국 내 생산을 우선시하는 '바이 아메리카'를 내세운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현지 투자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기업은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도 바이든 정부의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재계 총수들의 해외 출장 행보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며 총수들이 사업 점검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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