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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별세 1년…더 중요해진 이재용 리더십

2021-10-22 10:19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지 오는 25일로 1년이 된다. 재계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총수 공백, 투자 지연 등 혼돈이 이어졌던 삼성의 상황을 아쉬워한다. 코로나19 등으로 신산업 재편 속도가 더 빨라진 상황에서 리더 부재로 표류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기술 패권 경쟁이 뜨겁다. 차세대 첨단 기술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운데 핵심 사업을 리드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11년 7월 열린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7개월여 총수 부재…다시 멈췄던 삼성의 시간

과거 이건희 회장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시장을 꿰뚫는 선견으로 유명했다. 일찌감치 반도체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육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총수 리더십을 통해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삼성은 두 번째 총수 부재라는 ‘비상 상황’에 맞닥뜨렸다. 지난 1월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다. 8월13일 광복절 특사로 출소하기까지 삼성의 총수 자리는 207일 동안 비워졌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 등 핵심 투자가 줄줄이 연기됐다. 의사 결정권자가 자리를 비우면서 삼성의 신사업 추진 속도 역시 뚝 떨어졌다.

대규모 투자…속도 올라간 삼성의 미래 전략

이재용 부회장은 출소 후 곧바로 서초사옥으로 달려가 현안을 점검했다. 이어 삼성은 지난 8월 24일 코로나19 이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앞으로 삼성은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질서, 사회구조 변혁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략산업 주도권 확대에 초점이 맞추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R&D 투자를 통해 미래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도 앞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달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지는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후보지로 거론되는 오른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 결정,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서 총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해관계가 점점 더 복잡하게 얽히는 미래 시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삼성의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경기도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속적인 리더십…삼성 넘어 재계 ‘리더’ 역할 기대

재계에서는 삼성의 차세대 미래 먹거리가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과 밀접한 관계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수가 전면에서 사업과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주도해야 빠른 시간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이건희 회장 1주기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최첨단 반도체 제조 분야를 장악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최첨단 반도체 시장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코노미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부수가 삼성과 한국,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비전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 총수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의 영향력이 크고, 이재용 부회장이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 리더‘로 더 큰 활약을 바라는 보습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이제 (삼성의) 총수가 더 많이 뛰어야 한다. 최근 해외 기술기업 인수가 없었는데 이런 부분에 더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앞으로)글로벌 경영 행보를 넓히면서 재계 리더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예정된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모식은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유족과 사장단 일부만 참석하는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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