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지오센트릭(전 SK종합화학)이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최근 친환경 국제 공인인증 ISCC 플러스를 획득했다. 이 인증은 원료와 생산 과정 및 최종 제품의 친환경성을 점검해 부여하는 것으로,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화학기업들이 획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CLX에 리뉴어블 납사를 활용, 친환경 제품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대두유·팜유·폐식용유 등을 활용해 만들어진 납사로, 가격이 기존 대비 3배 이상 비싼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리뉴어블 납사를 도입해 제품을 생산하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 ISCC 플러스 인증 석유화학제품으로 판매도 가능하다. SK지오센트릭은 올해 약 3000톤을 도입하고, 향후 이를 10만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ISCC PLUS 인증 획득 및 리뉴어블 납사 도입을 기념해 SK 울산CLX에서 구성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열분해 전문언체 에코크레이션 지분 25%를 매입하고, 뉴에코원 공장을 시험가동하는 등 도시유전 프로젝트도 가속화하고 있다. 에코크레이션의 기술이 적용된 이 공장은 다음달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된 열분해유는 SK의 정유·석유화학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에코크레이션은 환경부가 인증한 업체로, 독자기술인 촉매탑을 활용한 촉매제어기술 등 핵심공정에 기반한 플랜트를 개발했다. 또한 △폐플라스틱 소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다이옥신 등 2차 오염 우려 차단 △매립으로 인한 토양 오염 해소 등을 목표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유로 바꾸고 있다.
특히 왁스를 비롯한 유기물 찌꺼기를 없애는 등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열분해 공정에서 나오는 염화수소를 80% 이상 제거해 대기오염도 줄이고 있을 뿐더러 생산수율이 경쟁사 대비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 브라이트마크와 울산에서 2024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열분해유 공장도 조성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친환경 도시유전'을 만들겠다는 파이낸셜스토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이 공장의 경우 연간 20만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 연산 108만배럴의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열분해유 속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기술도 개발했다. 지금까지 열분해유는 염소를 비롯한 불순물 때문에 공정투입시 대기오염물질 배출 및 설비 부식에 대한 우려가 있어 원료유로 사용하기 어려웠으나, 이같은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열분해유를 지난달 국내 최초로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기도 했다.
에코크레이션의 열분해 기술이 적용된 뉴에코원 공장 엔지니어가 열분해유 생산 설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글로벌 제지기업 APP그룹과 친환경 종이 포장재도 개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플라스틱·종이소재의 분리가 어려워 재활용이 힘들었지만, 고기능 소재 적용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사는 이를 시작으로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한 고기능 종이를 만드는 등 협력분야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부산항만공사와 '산해진미 플로깅' 캠페인을 시행하고, 부산지역 주요 관광지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취약계층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 캠페인은 '폐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산과 바다를 지켜 참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울산지역에서도 울산시·사회적기업 우시산 등과 함께 발대식을 진행한 바 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도 서울·인천·대전·서산·증평 뿐 아니라 중국 상하이 및 텐진과 유럽(폴란드)에서 플로깅을 실시하는 등 국내외에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일회성 플라스틱 사용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등 순환경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SK지오센트릭의 경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술특례 승인을 받는 등 친환경성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