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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만난 낙, 물리적 결합 됐지만 화학적 결합은?

2021-10-25 15:05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선 2주만인 지난 24일, 종로의 한 찻집에서 만나 "함께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며 손을 맞잡았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원팀'을 강조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경선 과정에서 입은 상처와 지지층 간 화학적 결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어 '원팀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구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이 후보와 만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전 대표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하자 이 후보더 "함께 정권 재창출을 하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회동 시작 전 미리 준비한 원고를 꺼내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당원 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질 수는 있지만 민주당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길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에 이 후보는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같은 DNA를 가진 팀원"이라며 "제가 부족한 부분을 (이낙연) 대표로부터 채우고 수시로 조언을 얻고 함께 정권을 재창출해서 국가와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여는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30분간 이어진 이날 회동은, 이 전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직을 맡기로 하고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하면서 마무리됐다. 

이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 공약'을 자신의 직속 선대위 제1위원회에서 직접 챙기기로 한 것은 이 전 대표 지지층을 끌어안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의 '신복지 정책'은 소득·주거·고용·교육·의료 등 8개 항목마다 국민 생활 최저기준과 중산층 기준을 설정하되, 최저기준은 국가가 의무적으로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회동에 참여한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이었던 오영훈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고 협의한 결과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며 "두 사람이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 측 박찬대 의원은 회동 후 "구체적 (직책) 요청은 안 했고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며 "참여 방법을 '상임고문이라는 직책으로 하는 게 맞겠다'고 두 분이 의논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으로 이 후보는 '용광로 선대위' 출범의 물꼬를 트게됐다. 또한 두 사람이 민주당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하면서 '원팀 선대위' 구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무효표 처리'를 문제삼으며 결선투표를 요구하는 등 경선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여서 이들과의 '화학적 결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실제로 이날 회동장 앞에는 이 전 대표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이재명, 후보 사퇴하라", "사사오입 철회하라", "조폭 이재명 꺼져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회동 전 지지자들 간 갈등을 의식한듯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그리고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과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후보도 회동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마음이 다 풀어지지 않은 분들도 계신 줄 안다"며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가능하다면 그분들과도 만나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이 전 대표 지지층을 끌어 안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가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39%을 기록하며 40%에 육박하는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을 끌어안는 것은 대선 승리를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향후 선대위 구성에 이낙연측 의원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도 주요 관심사다. 이낙연 측 오영훈 의원은 지난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이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도 참모들끼리 상의해서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두 사람의 회동이 '원팀 선대위' 구성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봐야하겠지만 이 후보 입장에서는 이 전 대표 지지층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선대위 인선이 어떻게 이뤄질지, 또 이낙연 측 의원들이 얼마나 합류할지도 지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낙연 전 대표가 2주간의 칩거를 끝내고 정권 재창출을 돕겠다며 이 후보와 손을 잡은 가운데, 이낙연-이재명의 '원팀 선대위' 구성이 순조롭게 이루어 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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