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삼라건설에서 시작된 SM그룹이 어느새 5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자산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재계 순위 3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오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기업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SM그룹의 히스토리와 당면한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진격의 SM그룹①]재계 순위 38위, 공격적 M&A 결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SM상선의 상장을 앞두고 뜨거운 관심을 받는 재계 순위 38위 SM그룹은 건설업, 해운업, 제조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SM그룹의 모태는 1988년 설립된 삼라건설(현 삼라)이다. 삼라는 우주에 있는 모든 사물과 현상을 뜻하는 불교 용어 '삼라만상'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라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35세의 나이로 설립한 건설사로 광주에 기반을 두고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전국구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갔다.
우 회장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물로 나온 기업들을 저렴하게 사들이며 건설업에서 해운, 제조, 화학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우방, 동아건설산업, 대한해운, 남선알미늄 등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회사들을 인수한 후 정상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그는 M&A 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SM그룹은 한진중공업, 쌍용차, HMM의 인수후보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SM그룹은 진덕산업, 벡셀, 남선알미늄, 경남모직, TK케미칼을 인수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대한해운, 대한상선, SM상선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신규로 진출하는 동시에 C&우방, 태길종합건설, 동아건설산업, 경남기업, 삼환기업을 사들이며 건설업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사 화진과 지코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SM그룹은 공격적인 M&A로 덩치를 키웠으며, 인수한 회사들이 정상화되면서 올해 공정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사진=미디어펜
SM그룹은 공격적인 M&A로 덩치를 키웠으며, 인수한 회사들이 정상화되면서 올해 공정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지 4년 만에 10조원을 돌파하면서 대기업으로 분류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재계 순위도 2017년 46위에서 올해 38위로 뛰었다.
SM그룹은 사업 부문을 △건설 △해운 △제조 △미디어·서비스 △레저로 세분화했지만, 계열사를 동원한 M&A가 반복되면서 지분 관계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7년만 해도 SM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185개에 달했다. 지분 매각과 합병 등을 통해 지난해 모든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됐지만, 여전히 계열사 간 얽혀있는 복잡한 지분 정리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M그룹은 현재 지주사 체제는 아니지만 삼라와 삼라마이다스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오현 회장이 삼라와 삼라마이다스의 지분을 각각 68.82%와 74.01%씩 보유하고 있다. SM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는 비금융 계열회사 53개사와 금융 계열회사 1개사 등 총 54개사다.
최근 삼라마이다스와 라도의 합병, SM상선 기업공개(IPO)가 지배구조·사업구조 재편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라도는 우오현 회장의 아들 우기원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회사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우기원 사내이사는 삼라마이다스의 지분 25.99%를 얻게 됐다. 또 삼라와 삼라마이다스는 SM상선 IPO를 통해 최소 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SM그룹은 공격적으로 부실기업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워왔다"며 "최근 삼라마이다스와 라도가 합병을 하고 SM상선이 기업공개를 앞두면서 SM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