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최저임금 고율 인상, 대량해고 유발

2015-03-06 09:44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이동응 경총 전무
올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고조와 누적된 내수부진으로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주요국 경기 부진 등 대외 악재가 커지고 있다. 엔저 등 환율문제로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온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막대한 10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와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소비성향 감소, 투자 심리 회복 지연 등 경제 활력 저하가 가시화되고 있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 60세 정년 의무화,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 이슈는 우리 기업들의 고용부담과 경영환경을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기업들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2~3분기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동기비 -3%대를 기록하였다. 같은 기간 주요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비 16.3% 감소했다.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 저하가 경계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노동계는 올해도 고율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치 못한, 생산성을 초과하는 과도한 임금인상은 수출 경쟁력 저하, 투자 위축, 일자리 창출 기반 저해를 가져온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현장의 임금안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 임금조정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경제안정과 고용창출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올해 임금은 1.6% 범위 내에서 인상․조정한다. 단, 적정 임금조정률 1.6%에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60세 정년의무화 등 노동시장 제도변화로 인한 임금상승분이 포함되므로, 최종 임금조정률은 이를 고려하여 결정한다.

올해 임금은 국민경제생산성을 감안, 1.6% 범위 내에서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통상임금 확대, 정년 60세 의무화,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 제도변화로 인해 임금인상 이외에도 기업 인건비 부담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총의 2014년 임금조정실태조사 결과, 통상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한 기업들의 타결임금 인상률(통상임금 기준)은 13.8%(100인이상 기업)∼26.7%(1,000인 이상기업)에 달하였다. 현행 연공서열형 임금체계하에서 60세 정년의무화 시행은 인건비뿐 아니라 인사적체, 고용경직성 심화 등 기업의 부담을 급증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제도변화로 인한 임금인상분이 1.6%를 초과하는 기업은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 과도한 임금 상승은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킨다.  일자리 축소로도 이어져 근로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노동시장 제도 변화로 인건비가 급증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해당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임금 인상은 최소화될 필요가 있다.

둘째,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해 사회적 양보를 통한 임금 격차 해소를 실현한다.

대기업․정규직 근로자와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간 임금격차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경총이 통계청 원시자료(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2014.8月)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유노조‧정규직 근로자 임금은 월319만400원이었다. 반면, 중소기업‧무노조‧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은 월135만9000원이었다. 전자가 후자의 2.4배에 육박하였다.

이러한 임금격차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고착화시켜 기업경쟁력 저하 및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 통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임 대기업은 물론 성과가 좋아 지불여력이 있는 기업도 임금인상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그 재원으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근로자의 근로환경 개선을 지원하여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동시에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셋째, 경영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직무가치, 성과 중심의 지속가능한 임금체계로 전환한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임금체계에 연봉제 도입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본급 결정방식으로는 여전히 호봉급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100인 이상 기업의 호봉급 도입률은 71.9%(고용노동부 조사결과, 혼합형)에 달하였다.

현행 연공급형 임금체계는 생산성과 연계되지 않은 획일적․사전적인 임금 결정으로 근로자의 동기부여가 어렵다. 임금 배분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노사갈등 증대, 중고령자 고용불안, 일자리 창출 제약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인한 임금 증가뿐 아니라 2016년 대기업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됨으로써 기업들의 장년 고용부담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고령화시대를 맞이하여 근로자 고용안정과 신규일자리 창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사전적, 획일적 임금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 정기승급 폐지, 직무가치에 부합하는 기본급 도입, 사후적인 성과평가를 통한 보상 강화 등 효율적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최저임금 안정과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도모한다.

최근 14년간(‘00~’13) 연평균 8%의 고율 최저임금 인상이 지속됨에 따라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난과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동 기간 전산업 명목임금상승률 4%의 2배, 생계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가상승률 2.9%의 무려 2.8배에 달하는 높은 상승률이다.
 

최저임금 근로자의 98.7%가 중소기업(30인미만 기업에 87.9% 분포)에 근무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은 대부분 30인미만 영세 소기업에 전가되고 있다. 또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하 최저임금 인상은 고임근로자의 임금까지 연쇄적인 인상을 유발하고 있다. 무리한 최저임금법 개정은 대량해고, 도산, 편법적인 임금체계 운용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최경환부총리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문재인 새누리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에서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최저임금 고율인상 압박은 중소기업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치논리로 최저임금문제를 접근해선 안된다.
 

실제 2007년부터 감시, 단속적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으로 아파트 경비원의 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하였다. 해고된 경비원이 자살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다. 감액규정의 단계적 하향 조정을 거쳐 2015년부터 최저임금이 100%로 적용됨에 따라 감시, 단속적 근로자의 해고사태가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감시, 단속적 근로자에게 2015년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약 19%(시급 ‘14년 4,689원→’15년 5,580원) 인상된다. 이들 근로자들은 재취업이 어려운 고령자로 이들의 일자리 상실은 단순 해고 이상의 사회적 파장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2015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을 볼 때, 근로자의 최저생계 보장이라는 최저임금의 정책적 목표는 이미 달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최저임금제도의 선기능 회복을 위한 최저임금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협소하여 ‘기본급+고정수당’만 포함하고 있다. 2013년 최저임금 대상근로자의 월평균 실수령액은 168만3천원(중소기업중앙회 조사)으로 법정 최저임금의 1.7배에 달하는 실정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재정비하여 실질적으로 지급되는 최저임금 수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수준에 대해 논의하여야 할 것이다. 업종간 기업의 지불능력, 근로조건, 생산성 증감 등 다양한 차이를 반영하여 사업종류별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노사가 참여하는 현행 결정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최저임금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동응 경총 전무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