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이번 결정을 두고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사업경쟁력 약화'라는 측면에서 씨티은행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26일 평가했다.
안태영 금융1실 선임연구원과 김경무 평가전문위원은 단계적 폐지 선언에 따른 평가 보고서에서 "개인금융 비중이 높아 소비자금융사업의 단계적 폐지에 따라 외형과 영업기반이 큰 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며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하여 기업금융 위주로 영업기반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나, 여신규모 축소로 인해 이익창출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영업부문별 구성은 6월 말 연결 총자산 기준 소비자금융 38%, 신용카드 3%, 기업금융 59%이다. 상반기 연결 영업순이익 기준으로는 소비자금융 52%, 신용카드 12%, 기업금융 35%이다. 소비자금융을 정리하게 되면 자연스레 신규사업이 위축되고 핵심예금도 이탈할 수밖에 없어 시장점유율 하락과 예수부채 대비 핵심예금 비중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씨티은행은 기업자유예금과 외화보통예금 비중이 높아 예수부채 대비 핵심예금 비중이 6월 말 79.0%로 평균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번 사업 폐지 과정에서 핵심예금이 빠르게 이탈할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 인력감축 비용 등에 따른 판관비 부담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2일 희망퇴직 시행안에 합의했다. 근속기간 만 3년 이상 정규 직원과 무기 전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희망자에게 '최장 7년'까지 기준 월급의 100%를 보상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이다. 직위, 연령 등의 제한은 없으며 지급 최고 한도는 7억원이다. 또 특별퇴직금 외 희망퇴직자에게 창업지원금 및 경력전환 휴가보상금 명목으로 2500만원을 추가 지급할 방침이다.
한기평은 "시장지위 추이와 사업경쟁력 및 재무건전성 변화를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전망은 밝지 않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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