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런 시즌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가 역대급 막판 순위 싸움으로 대혼전에 빠졌다.
이제 2021시즌 정규리그는 이틀 남았다.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가 143경기를 치러 1경기씩만 남겨뒀고, 다른 8팀은 2경기씩을 남겨뒀다. 그런데 28일 현재 순위가 확정된 팀은 3팀뿐이다. 하위권 8위 롯데 자이언츠, 9위 KIA 타이거즈, 10위 한화 이글스만 확정됐다.
정규리그 우승을 어느 팀이 해서 한국시리즈로 직행할 것인지는 물론 2위도 3위도 4위도 5위도, 심지어 6위와 7위까지도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최종 순위는 30일 최종일 5경기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1위 동률 팀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정규리그가 모두 끝나고 1위 결정전을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
시즌 끝까지 1위 경쟁을 펼칠 KT와 삼성. /사진=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가 28일 경기 결과 75승9무58패(승률 0.564)로 승무패와 승률이 똑 같아졌다. 이날 삼성은 경기가 없었고, KT가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를 치러 1승 1무를 기록하면서 두 팀의 성적이 같아졌다. 만약 삼성과 KT가 남은 두 경기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한다면 31일 타이브레이크(1위 결정전)를 통해 우승팀을 결정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1, 2위가 삼성과 KT 두 팀 가운데 한 팀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 확률은 낮지만 3위 LG 트윈스도 1위 또는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 LG는 71승14무57패(승률 0.555)를 기록 중인데,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삼성과 KT가 전패 하면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또는 LG가 2연승하고 삼성과 KT 둘 중 한 팀이 2연패하면 LG는 그 팀을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4위, 5위도 정해지지 않았다. 2경기를 남겨둔 4위 두산 베어스와 1경기 남은 SSG의 승차는 0.5게임. 순위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6위 키움 히어로즈와 4위 두산, 5위 SSG의 승차도 1.5게임, 1.0게임이어서 키움이 2연승하고 두산이나 SSG가 다 지면 키움이 4위로 올라설 수 있다. 또는 키움이 2연승하고 SSG가 패해도 키움이 극적으로 5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막차를 탈 수 있다.
NC 다이노스는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없어졌다. 그래도 7위 확정은 아니다. 6위 키움과 1.0게임 차여서 6위와 7위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무승부 변수도 있어 30일 경기가 모두 종료될 때까지는 최종 순위를 알 수 없는 '요상한' 2021시즌이 됐다.
참고로 남은 대진 일정은 다음과 같다. 29일에는 광주(두산-KIA), 부산(LG-롯데), 고척(KT-키움), 창원(삼성-NC)에서 4경기가 열린다. 최종일인 30일에는 광주(키움-KIA), 창원(삼성-NC), 대전(두산-한화), 부산(LG-롯데), 인천(KT-SSG)에서 5경기가 열린다.
마지막 이틀, KBO리그 드라마는 아무도 모를 결만만 남겨두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