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모바일 당원 투표율이 50%를 넘어서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주자들은 반가운 기색을 보이면서 손익계산에 분주한 분위기다.
지난 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투표율은 54.49%로 집계됐다. 전체 당원 선거인단 56만9059명 가운데 31만63명이 투표를 완료한 것이다. 당 내부에서는 오는 4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당원투표가 종료되면 사상 처음으로 투표율이 6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과거 경선 때를 보면 모바일 투표를 안 하신 분들의 20~25% 사이가 ARS 투표를 하게 된다”며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60% 이상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은 오는 4일까지 나흘간 모바일 투표(1∼2일)와 ARS 전화투표(3∼4일) 순으로 당원투표를 진행한다.
기록적인 흥행에 경선 주자들도 덩달아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높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앞다퉈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교체의 희망을 봤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투표율"이라며 "우리 당이 잘해서, 우리 후보들이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다. 더 이상 내 나라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져내리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요, 더 변화하고 혁신해 국민의 마음을 얻으라는 채찍질로 이해한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도 "역대급 투표에 서버까지 터지는 난리가 있었다. 그만큼 우리 당원들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크다는 것"이라며 "모두 투표에 참가해 당원들의 힘으로 구태 정치, 줄 세우기 정치를 몰아내자"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신규 당원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왔다. 그분들이 굉장히 큰 변수가 될 것 같다"며 “저는 늘 개혁보수와 젊은 층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고 거기에 정책을 맞춰와서 제가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당원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높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4개월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결에서 누가 거꾸로 공격당하지 않고 싸움을 승리로 이끌지 (당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하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KBS본관에서 원희룡, 윤석열, 유승민, 홍준표 4명의 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들의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높은 투표율에 당내에서는 “투표율 자체가 최대 변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역대급 투표율은 그 자체가 변수”라면서 “이것은 동원이나 조직표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높을 경우 2030의 표심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홍 의원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의 세부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30 당원의 실제 투표율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단순 투표율만으로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새로 유입된 선거인단의 연령 분포가 기존 국민의힘 당원 분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변수로 꼽힌다. 지난 9월 18~29세 신규 당원은 107%(2만4662명) 늘어나며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지만, 기존 10만7510명을 차지하던 60대에서도 4만7333명(44.0%) 증가했다. 여전히 60대 이상 고령층 당원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구성 등 모든 면을 고려하면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어느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9월에 입당해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하는 당원들은 각 캠프에서 독려해 입당한 분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투표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가 더 나올 수 있는 구조이고,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이 좀 더 우세하면 구체적인 최종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해 최종 후보를 확정 짓는다. 최종 후보는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대5로 합산해 결정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