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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논란 김영란법…교총·범사련·시변 "대통령 거부권 행사하라

2015-03-09 15:19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기자]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각계각층의 위헌 지적 및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영란법은 공무원 등이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처벌하는 것을 요지로 삼고 있다. 김영란법은 애초에 공직사회의 기강을 세우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로 시작했던 법안이다.

하지만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김영란법 수정안에 공직자 공무원이 아닌 기자 언론인, 사립 교원이 포함되면서 위헌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아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도, 2012년에 있었던 (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을 통해 “공무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공무원 규정이 없는 민간 개인을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처벌의 필요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공기관에 민간영역인 사립학교를 포함시킬 수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사립교원을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19대 국회가 지난 3일 가결 통과시킨 김영란법에 대하여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9일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영란법의 위헌성과 관련하여,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통령 거부권은 대통령이 국회를 견제하기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를 의미한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회 가결 법률안에 대해 서명을 거부할 수 있다.

한국교총은 6일 “대통령이 김영란법을 그대로 공포하지 말고 국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언론인 사학 관계자를 공직자와 동일시하는 것은 과잉입법으로 위헌소지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총은 “김영란법에 대한 위헌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가리기 전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서 재론을 거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면서 “적용대상 민간영역 확대의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주장했다.

교총은 금번 김영란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이하 시변)과 논의하여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시변 또한 9일 논평을 통해 교총과 마찬가지로 김영란법에 대한 위헌성을 집중적으로 비판했으며,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소환제 및 강제퇴출제도를 제안했다.

   
▲ 김영란법을 통과시킨 19대 국회. 김영란법은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과잉입법, 졸속입법에 이어 꼼수입법, 고무줄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은 한국교총에 이어 6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필요할 때다>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다.

범사련은 논평을 통해 “김영란법은 여야 합의하에 졸속으로 처리되었다”고 밝히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처럼 여야 국회의원들은 자기 편의대로 법안을 수정하고 담합을 통해 의결을 강행했다”고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범사련은 “위헌 시비로 혼란이 야기될 줄 알면서도 담합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은 모두 사회혼란 범죄자이다”라고 강조하며, “극단적인 위헌시비로 사태가 커지기 전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국회에서 재논의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라고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범사련 논평을 요약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어려운 경제와 살림살이에도 국민이 버티고 견디며 서로를 격려하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의로운 나라의 기강과 앞선 지도자들의 자기희생 덕분이다. 만약 자기희생이 뒤따르지 않고 이전투구하여 나라의 기강이 무너진다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국회에서 여야 합의하에 졸속으로 처리된 소위 김영란법을 보면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취지대로 부패가 만연한 우리사회를 일신하기 위한 전향적인 내용과 모습이었다면 박수갈채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은 당황해하며 분노하고 있다.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처럼, 여야 국회의원들은 자기 편의대로 법안을 수정하고 위헌적 내용에도 아랑곳없이 소위 담합을 통해 의결을 강행한 것이다.

통과된 법은 고질적인 부패를 일소하는 청량제로서 다가온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드는 시커먼 황사가 되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이 황사가 나라를 뒤덮기 전에 해결해야만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한다. 최근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준비한다는 일부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지만 그 지경까지 사태를 몰고 가는 것은 최악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졸속처리로 국회의원의 직무를 다하지 않은 여야 의원들은 국민 앞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위헌 시비로 혼란이 야기될 줄 알면서도 담합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은 모두 사회혼란 범죄자라고 우리는 규정한다. 의정 역사상 가장 한심한 일이 백두대낮에 벌어진 것이다.

범사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나서야한다고 본다. 극단적인 위헌시비로 사태가 커지기 전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국회에서 재논의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국회는 법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혼란이 가라앉고 문제가 보다 빠르게 해결되어 나갈 것이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대통령이 위기관리 리더십을 발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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