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서울에 남아 있는 마지막 고래인 ‘벨라’가 2023년 쯤 바다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벨라'는 내년 말쯤 고향 북극해의 야생적응장으로 이송돼 적응 훈련을 거친 후 빠르면 내년 말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하 롯데월드)은 지난 5일 오전 전문가 및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월드에 남은 마지막 벨루가(흰고래)인 벨라를 내년 말까지 야생적응장으로 이송할 목표로 야생적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극해에 사는 해양포유류인 흰고래 벨라의 야생적응장 후보지로는 북극해 쪽에 위치한 아이슬란드, 캐나다, 러시아 등이 거론된다.
기사와 무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사진=롯데월드
벨라는 롯데월드가 수입한 흰고래 3마리 중 2마리가 폐사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흰고래다. 올해 열 살인 벨라는 암컷으로 길이는 3.8m, 무게는 800㎏ 정도다.
서울대공원 등에 있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삼팔이 등이 모두 고향 제주바다로 돌아가거나 다른 수족관으로 이송되면서 벨라는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마지막 고래이기도 하다.
벨루가는 ‘하얗다’는 뜻의 러시아어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 동물을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에서 LC(Least Concern·관심필요)로 분류하고 있다. IUCN은 벨루가 성체가 야생에 13만 8000마리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2014년 10월 롯데월드 측이 벨루가 전시를 시작했을 때부터 “몸길이 3~5m인 벨루가를 7.5m 깊이의 좁은 수조에서 키우는 것은 동물학대”라며 원래 서식지로 돌려보낼 것을 주장해왔다. 롯데월드 측은 동물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2019년 10월 벨라를 방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월드 측은 벨루가 방류 절차는 크게 7단계로 현재 1~3단계에 해당하는 건강평가, 방류지 적합성 평가, 야생적응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벨라가 2022년 말 4단계에 해당하는 방류 적응장으로 이송된 후에는 현지 적응 과정을 거쳐 최종 방류가 이뤄질 예정이다.
벨라는 야생에 나가 먹이를 잡아먹을 수 있도록 하는 적응훈련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정락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은 “벨루가 방류는 아쿠아리움에서 과학적 조사 연구 후 방류 개체가 건강하게 야생성을 회복해 원래 개체군과 합류하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방류의 성공 조건은 최종적으로 살아갈 서식지가 야생적응장인지 야생 방류인지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방류 개체의 인지력, 적응력 및 체력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관장은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류의 전제는 벨루가가 야생에서도 잘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양생물의 야생 방류는 소요시간이 긴, 복잡한 프로젝트로 신중하게 전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측은 국내외 전문 수의사 협진을 통해 벨라의 건강관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진에는 대만 국립해양생물박물관, 러시아 프리모스키 아쿠아리움, 일본 가모가와 등의 수의사들이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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