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한 식품제조사의 위생논란으로 대형마트와 외식 업체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해썹)’이 품질 보증수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대한 소비자 신뢰마저 떨어졌다.
8일 다수의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순대제조업체 위생논란에 대해 “제조사 보다 해썹이 더 문제다. 관리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KBS는 연 매출이 400억원인 한 식품업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제조하고 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문제의 업체로 지목된 진성푸드는 해썹 인증을 받은 업체였다.
해썹은 해당 업체가 △적합한 설비 등을 갖췄는지 서류심사△위생 및 제조 환경 등을 판단하는 현장조사 등 ‘7원칙 12절차’의 단계를 거쳐 식약처 기준을 통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썹 인증을 받은 업체에서 위생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진성푸드의 해썹 인증을 믿고 납품 계약을 맺은 외식업체와 유통사들도 곤란해졌다.
식약처는 지난 2~3일 이틀에 걸쳐 논란의 순대제조업체인 진성푸드 공장에 대해 위생점검과 해썹 평가를 하고 지난 5일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번 조사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 함유 제품에 소비자 안전을 위한 표시를 하지 않은 이마트 노브랜드 ‘찰진순대’, GS리테일 ‘리얼프라이스순대’ 등 39개 제품이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받았다.
롯데쇼핑과 스쿨푸드 등 일부 업체는 선 긋기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진성푸드 홈페이지 납품 리스트에 롯데쇼핑이 포함돼 있으나 납품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스쿨푸드는 “2018년 5월부터는 거래 종료로 납품을 받고 있지 않다”며 “현재는 해썹 인증을 받은 다른 업체의 순대를 납품 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해썹 인증 자체를 신뢰 할 수 없게 됐다는 의견이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해썹 인증 까다롭다더니 못 믿겠다”, “순대는 일부러 해썹 확인하고 골라 샀는데 무슨 일이냐”, “해썹 인증 자체를 다시 조사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저렇게 허술한가” 등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해썹 인증에 대한 논란은 식약처 국정감사 단골소재로 꼽힐 만큼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2018년 집단 식중독을 일으켰던 풀무원 케이크 납품업체도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이란 점이 문제가 됐다. 최근에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에서 운영하는 던킨의 생산공장 4곳도 식약처 불시 위생점검 결과 해썹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진성푸드 제조공장 위생점검 이후 “적발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가 행정처분하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해 위반사항 개선 여부를 확인한다. 부적합된 식품제조가공업과 식육가공업 해썹에 대해서는 업체의 시정조치 완료 후 불시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식품제조․가공업체를 포함한 식품 관련 영업자에 대한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