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스티븐 키퍼 제너럴모터스(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O) 대표가 8일 방한해 부평·창원 공장을 찾고 산업은행 등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한국 사업장에서 전기차 생산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키퍼 부사장은 이날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해 9~10일 각각 부평공장과 창원 공장 등을 방문한다.
오는 11일에는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 및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 키퍼 부사장의 방한은 한국지엠 노조가 지난 6월 미국 GM 본사를 방문해 답방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미국 방문 때 한국 사업장에 전기차 생산 배정을 요청한 만큼, 키퍼 부사장이 전기차 배정 여부에 대해 방한 기간 언급할 가능성에 대해 관심있게 보고 있다. 더욱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GM은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350억달러(약 41조원)를 투자해 연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2035년에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에는 전기차 생산 물량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현재 부평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말리부 등 3개 차종을, 창원공장에서 경차 스파크 1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지엠에 새로 투입이 계획된 차종은 내년 말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글로벌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가 유일하다. 트레일블레이저와 신형 CUV 두 차종만 남는 것은 시간 문제다.
결국 GM으로부터 전기차 생산 배정을 비롯한 2030년 이후의 비전을 약속받는 게 한국지엠으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한국지엠은 지난달 반도체 수급난 문제로 생산차질을 겪으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이번 키퍼 수석부사장의 방문이 한국지엠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다.
한편 키퍼 부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한국지엠의 노사 협력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앞서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동안 강성기저를 보였던 한국지엠 노조는 시기적인 위기를 인지하고 그동안 보여줬던 소모적인 신경전을 중단했다.
이를 통해 트레블레이저의 높은 판매량을 소화하며 인기를 끌어오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를 해결할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GM은 LG와 함께 만든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통해 내년부터 얼티엄배터리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 분야에 350억 달러(약 41조5000억원)를 투자해 30종 이상의 전기차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현재까지 전기차 등 미래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상황이다.
트레일블레이저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는 한국지엠에 CUV라는 새로운 일감이 주어지며 경영정상화를 달성할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새로운 일감의 추가 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키퍼 부사장이 내놓을 답변에 한국지엠의 향후 전략도 변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에게 가장 급선무인 반도체 수급문제와 CUV 이후의 새로운 일감의 확정이 절실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상호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노사관계가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다면 경영정상화를 달성할 중요한 기반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