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선출한지 일주일째인 12일까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놓고 내부 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인선의 첫발을 뗐지만 핵심 요직을 둘러싸고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선뿐 아니라 지방선거까지 내다본 주도권 쟁탈전으로 확산할 기미를 보이면서 갈등 국면의 조기 일단락은 불투명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최고위에서 이양수 의원과 김병민 전 비대위원을 선대위 수석대변인과 대변인에 각각 임명했다. 지난 8일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한 데 이은 두 번째 인선이다.
다만 아직까지 굵직한 인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김 전 위원장 사이 주파수를 맞추는 작업이 늦어질 경우 이번 주말까지 선대위원장 진용을 갖추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2021. 11. 8./사진=국민의힘 제공
윤 후보는 기존 경선 캠프를 뼈대로 삼되 국민의힘 안팎의 인사들을 폭넓게 영입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과 실·본부장을 맡았던 인사들을 계속 중용하면서 외연을 확대하는 통합형이다.
총괄선대위원장 합류가 거론되는 김 전 위원장은 이명박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을 한 임태희 전 의원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다만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에는 윤희숙·금태섭 전 의원의 중용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이 대표는 선거 실무 중심 경량형 선대위를 지향하는 점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차이가 있다. 또 4선의 권영세 의원을 비롯해 '전략통' 윤상현 의원과 '경제통' 추경호 의원을 선대위 요직에 쓰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선대위 구성을 두고 핵심 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일부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그리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염두에 둔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공천 주도권 다툼이라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 캠프 내부 인사들을 '파리떼'와 '하이에나'에 거듭 빗대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지난 8일 한 대담에서 윤 후보의 일부 측근들을 겨냥해 “자리 사냥꾼”이라고 힐난했다.
윤 후보 측에서 애초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것 역시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갑 등 사고 지구당 조직위원장 선출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관련 당무를 맡은 사무총장 교체는 민감한 문제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난 10일 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저한테 전혀 한 말이 없다"며 "으레 있는 양념 같은 일"이라고 사무총장 교체설을 일축했다. 권 의원도 라디오에서 "사무총장을 교체하자고 얘기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