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가 결정났다. kt는 당연히 최고 구위의 윌리엄 쿠에바스를 낸다. 두산은 다소 의외라 할 수 있는 곽빈 선발 카드로 맞선다.
kt 이강철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은 13일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첨석, 14일 오후 2시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을 공개했다. kt 이 감독은 쿠에바스, 두산 김 감독은 곽빈을 호명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맞대결을 벌이게 된 kt 쿠에바스와 두산 곽빈. /사진=kt 위즈, 두산 베어스
kt가 쿠에바스를 1차전 선발로 기용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쿠에바스는 올시즌 23경기에서 9승5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두산전 상대 전적은 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7.20(24⅔이닝 20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가장 최근 등판에서 최고의 구위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10월 31일 정규시즌 우승 결정전인 타이브레이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 kt의 1-0 승리와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쿠에바스는 10월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2실점)을 던진 뒤 단 이틀만 쉬고 마운드에 올랐는데도 삼성 타선을 압도하면서 7이닝이나 던지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강철 감독은 현재 팀 내 선발진 가운데 쿠에바스의 구위가 가장 좋다고 보고 가장 중요한 1차전 선발로 낙점한 것이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산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가을의 기적'을 연출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두산이 1차전 선발 중책을 곽빈에게 맡긴 것은 예상을 다소 벗어난 것이다.
곽빈은 올 시즌 21경기 등판해 4승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움전, 준플레이오프 LG전에 각각 한 번씩 선발로 나선 바 있다. 총 8⅔이닝을 던져 4실점했는데 두산의 한국시리즈행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
곽빈을 '포스트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온 최원준 대신 1차전 선발로 내세우는 것은 몇 가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외국인 선발투수 2명(미란다,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채 포스트시즌을 치러왔다. 최원준, 곽빈, 김민규 세 명을 선발로 돌려 써가며 버텨왔다. 그런데 가장 안정된 피칭을 해온 최원준은 지난 9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등판해 14일 경기에 나가면 휴식일이 나흘밖에 안된다. 물론 선발로 충분히 나설 수 있지만 그동안 누적된 피로를 고려해 하루라도 더 휴식일을 주고 2차전 선발로 기용할 전망이다.
곽빈은 당초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설 차례였으나 허리 쪽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 등판하지 못했고, 대신 김민규가 선발을 맡았다. 곽빈은 7일 LG전 이후 6일을 쉬었고 허리 상태도 좋아져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정규리그서 곽빈이 kt를 상대로 3경기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2.45(24⅔이닝 4자책점)로 잘 던진 것도 감안됐을 것이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미란다를 포함시켰다.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계속 빠졌던 미란다가 드디어 복귀한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를 3차전 선발로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차전에서 곽빈이 혹시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2차전 최원준, 3차전 미란다 카드로 kt와 선발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