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솔루스첨단소재가 국내 업계 최초로 북미에 진출하는 등 전지박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최근 캐나다 퀘백주 그헝비에 위치한 부지를 매입하는 등 당초 예정보다 북미 공략 시기를 1년 앞당겼다. 여기에는 유럽법인 서킷 포일 룩셈부르크(CFL)가 2011년 설립해 2014년까지 상업 가동한 동박공장 건물이 포함됐으며, 공장은 2014년 두산이 CFL을 인수할 당시 매수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공장 건물은 증·개축 및 리모델링을 거쳐 전지박 생산설비로 전환될 예정으로, 빠르면 2024년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력은 4만톤으로 출발해 2025년말 기준 6만톤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캐나다 퀘백주에 위치한 동박공장/사진=솔루스첨단소재
북미 진출은 현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에 따라 완성차업체가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 조달할 경우 무관세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어 주요 고객사들이 현지 생산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헝가리 2공장도 건설하는 등 유럽 시장 내 입지도 강화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헝가리 생산력을 올해 1만2000톤에서 2026년 10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으로, 목표를 기존 대비 1만톤 상향 조정했다.
또한 독일 내 배터리공장과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CATL·ACC·SVOLT 등과도 비즈니스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공장 가동 이전에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것과 유사한 행보를 보이는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선 셈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전지박 생산용 드럼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유럽에 전지박 공장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라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뿐 아니라 운송 비용 및 세금 절감 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지박 시장은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신규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도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급업체들의 적극적인 증설에도 불구하고 2025년 전지박 공급량은 수율 80% 가정하에 70만톤 수준"이라며 "예상 수요가 77만톤이라는 점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 내 전지박 공장 조감도/사진=솔루스첨단소재
솔루스첨단소재는 올 3분기 38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수익성이 하락했다. OLED 소재부문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았으나, △품질 이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고정비 증가 등으로 전지박 흑자전환이 늦어진 탓이다. 현재는 품질 문제가 해소, 이번달부터 정상적으로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
업계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배터리 시장규모가 올해 352GWh에서 2026년 1613GWh, 전지박 시장규모도 28만톤에서 94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솔루스첨단소재 전지박사업이 내년 2분기를 전후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룩셈부르크에서 5G·반도체향 동박도 생산하는 중으로, 현재 1만2000톤 수준인 생산력을 1만5000톤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지박 사업부 매출을 지난해 1664억원에서 2026년 1조7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소재·바이오를 포함한 첨단소재 사업부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등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OLED·동박사업이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전지박 실적 향상은 전체 이익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