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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넘치는 대구…공급 폭탄까지 예고

2021-11-15 15:05 | 유진의 기자 | joy0536@naver.com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잘 나가던 대구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 증가로 인해 침체되고 있다. 특히 시공 중인 현장이 100여개에 달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8일 기준) 대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로 집계됐다. 주간 단위로 대구의 아파트값 상승이 멈춘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남구(-0.03%), 동구(-0.02%), 서구·달서구(-0.01%)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대구의 이번 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4.5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 6월 첫째 주(7일 기준) 100 이하로 하락한 이후 줄곧 떨어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인데,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낮으면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공급이 수요를 뛰어넘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분양으로 인한 침체기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청 미분양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대구 미분양 주택은 올해 3월 153가구에서 9월 2093가구로 급증했다. 9월 들어 8월 2365가구에서 약 200가구 줄었지만, 전국 미분양 주택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데에는 공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8만5000여가구가 공급됐다. 연간 2~3만가구의 물량이 쏟아진 셈이다. 올해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공급량이다.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증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표적으로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은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5개 주택형 가운데 4개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 공급한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은 청약 미달로 남아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는 가장 살고 싶은 지역으로 손꼽혔지만 최근 들어 미분양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대구 미분양이 급증한 데에는 수급 불균형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고분양가 단지도 나와 논란이 되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미분양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도 적지 않다. 공급 폭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현재 대구 지역은 재개발 사업 활성화로 대부분이 공사판으로 변하고 있다. 9월 말 현재 사업 승인이 난 180곳 가운데 시공 중인 아파트 공사장 수는 130곳 안팎이다. 대부분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고 터파기 중인 공사장도 적지 않다. 20여 곳은 준공 인가를 준비하거나 마감 공사 중이다.

구·군별 신축 공사장 수는 △중구 26곳 △동구 21곳 △서구 7곳 △남구 6곳 △북구 21곳 △수성구 26곳 △달서구 15곳 △달성군 5곳으로 집계됐다. 도심인 중구에 아파트 신축 공사장이 몰려 있다 보니 공급 물량 확대에 대한 시민 체감도가 훨씬 높다는 평가다. 특히 대규모 사업장이 크게 증가해 1∼2년 후에는 대구 도심 지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구에서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달성공원 옆에 1501가구 규모 '달성파크푸르지오힐스테이트' 공사가 한창이다. 길 건너에는 힐스테이트도원센트럴(894가구)이 공사 중이고 대각선 경부선 철로 인근에도 힐스테이트달성공원역, 대구역경남센트로팰리스, 태왕디아너스오페라, 힐스테이트대구역오페라, 대구오페라더블유, 대구오페라스위첸 등의 현장이 건립 중이다.

남구에는 재개발 사업으로 명덕지구(1758가구)와 대명3동 뉴타운(2061가구) 등 착공을 앞두고 기존 주택을 철거 중인 대규모 단지가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시각과 함께 외면할 때 사야하는 투자심리도 보이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대구 수성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현재 대구 대부분 지역이 필요 이상의 공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생기고 있는데, 일부 수요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렇게 모두가 외면할 때 사야한다는 투자심리도 보이고 있다"면서 "단편적으로 일부 입지 좋은 단지들은 청약 마감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여건이 좋지 않은 단지들 사이에서만 미분양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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