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삼성의 혁신 속도가 올라가고 있다. 격변하는 미래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사법리스크가 지속된 삼성이 앞으로 속도감 있는 혁신 경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 이후 미래 전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메시지에 많은 의미가 내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이 부회장은 고인을 추모한 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는 ‘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삼성 전체의 새로운 노력을 주문하는 동시에 그동안 꾸준히 강조해온 ‘혁신’과 ‘도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은 ‘뉴 노멀’ 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개편과 인사제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5년 만에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 임직원들에게 개편 관련 내용을 공지를 한 뒤 의견 청취 등의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에는 ‘파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수평적 문화를 기반으로 ‘성과’에 따른 다양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상에 민감함 MZ세대는 물론, 구성원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인사·보상 시스템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설명회를 통해 임직원 고과평가에서 절대평가 확대, 동료평가제 도입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준비한 (인사개편)안을 임직원들이 청취하는 단계”라며 “이달 말에 확정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심을 거듭하던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반도체 제2공장 부지도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미국과 캐나다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이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최종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 투자와 관련해 삼성이 미국 텍사스 주정부에 제출한 오스틴시 프로젝트 세금감면 신청서가 최근 일부 철회됐다. 이 때문에 테일러시에 제2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재개한 만큼 기술 기업 인수합병(M&A) 등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재계 등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이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던 만큼 예상보다 빠르고 과감한 경영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M&A 등 공격적 경영 행보를 지속하면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등 대외 변수가 큰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이 부회장이 혁신 속도를 더욱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대학 명예교수는 "MZ 세대들에게 예전의 경영 기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기업이 안주하는 시대도 끝났다"며 “삼성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경영 혁신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M&A와 투자도 활발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