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수출용 무기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는 등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항공기 수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고 있는 '두바이 에어쇼 2021'에 참가했다.
이 행사에서 KAI는 △FA-50 경공격기 △수리온 기동헬기 △소형무장헬기(LAH) 등을 전시했다. 이는 중동 지역 최대 규모 항공산업 전시회를 통해 중동·아프리카·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정부와 '팀코리아'를 구성, UAE 정부 및 군 관계자를 만나 방위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FA-50은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초음속 다목적 항공기로, 최대 마하 1.5 이상의 속도로 비행 가능하다. 전투행동반경은 약 444km로,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GPS 유도가 가능한 대기갑 확산탄 및 AIM-9 사이드와인더 계열의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무장했다.
특히 가성비 뿐 아니라 필리핀 반군과의 잇따른 전투에서 보인 성능이 주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에도 필리핀이 남중국해 지역에서 중국을 상대로 위협비행을 실시했으며, 이라크에 납품된 T-50IQ도 실제로는 FA-50으로 보는게 맞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를 포함해 T-50 계열 항공기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4개국에 72대가 수출된 상황으로, KAI는 원가절감 및 판로 확대 등을 통해 FA-50 수출량을 1000여대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업체 LOTN과도 FA-50 수출 논의가 이뤄지는 중으로, 슬로바키아 국방부 대표단이 KAI 본사 생산시설 시찰 및 시승을 한 바 있다. 슬로바키아는 노후 고등훈련기 교체를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 규모는 10대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출이 성사될 경우 국산항공기가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에 수출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KAI는 해외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항속거리 및 무장 확장을 위한 성능개량도 진행하고 있으며, 페루 국제방산전시회(SITDEF)에 참가해 T-50과 FA-50 및 수리온을 소개하는 등 동남아·중남미를 비롯해 그간 수출이 이뤄졌던 지역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KT-1P 기본훈련기 20대를 도입한 페루는 24대 규모의 초음속 경공격기 획득사업을 검토하는 중으로,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KAI 부스를 찾아 "한국과의 방산협력이 증진돼 페루 공군의 현대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두바이 에어쇼 2021'에서 (왼쪽부터) 허건영 국방기술품질원장,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안현호 KAI 사장, 원종대 국방부 전력정책관, 김생 방사청 국제협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T-50 고등훈련기 개발에 참여한 미국 록히드마틴(LM)과 공동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KAI는 UAE 고등훈련기 사업에 5세대 전투기 조종사 훈련 및 경공격기 임무가 가능하도록 제안하고, 중동·북미·오세아니아 등 FA-50을 주시 중인 국가들을 대상으로 신시장 개척을 위한 공동마케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태국과 T-50 후속지원패키지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이라크와 T-50IQ 후속운영지원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항공기 수출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계약 규모는 3년간 3억6000만달러(약 4286억원) 상당으로, KAI는 항공기 정비·군수지원·정비사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지원하게 된다.
또한 항공기 개발 및 양산 보다 후속운영지원 분야의 시장이 더 크게 형성된 상황으로, 이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할 경우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AI도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후속운영지원 서비스를 다른 수출대상 국가로 넓히는 등 본격 사업화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부족을 비롯한 문제로 항공기가 출격하지 못하는 등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가동률은 무기체계 도입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로 꼽힌다"면서 "후속지원 역량 향상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등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