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순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바이오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배터리주가 질주하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국내 증시 인기테마의 바로미터인 만큼 향후 변화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순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왕좌’를 지켜 온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전날인 지난 16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 거래일 대비 2100원(2.27%) 내린 9만600원으로 거래를 끝마쳤다. 이날 시가총액은 14조45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총 2위에 자리매김한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날 전 거래일 대비 4000원(0.71%) 내린 56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2조2859억원에 달한다.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격차는 1조7597억원에 불과하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하반기 들어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6월만 해도 17만6600원에 그쳤던 주가는 지난 15일 56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5개월 사이 219.6% 급등했다. 이달들어서만 해도 39%나 올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코스닥 시총 1,2위 자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형제가 나란히 차지하고 있었다. 에코프로비엠은 7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2위와 7위가 서로 자리를 바꿨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지난 2018년 2월 8일 이후 약 4년간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어주지 않았다. 중간중간 신라젠, 카카오게임즈 등이 시총 2위까지는 올랐지만 1위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굳건히 지켜 온 코스닥 왕좌를 조만간 에코프로비엠에 내어 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를 연일 하향조정하며 눈높이를 낮추는 반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는 상향 조정하며 성장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80만원으로 상향했다. KB증권도 17일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58만원에서 69만원으로 19% 높여 잡았다.
반면 KTB투자증권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를 종전 1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고,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12만4000원이던 목표주가를 9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너무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면서 본업인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경쟁력이 약화되며 매출 성장 둔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터리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전기차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면서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만큼 향후 시총 1위까지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9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2016년 5월 에코프로 전지 사업이 분할되면서 설립됐고, 이후 국내 양극재 생산량 1위 업체로 거듭났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