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제3지대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선 후보가 2030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교육 공약들을 발표하며 '청년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안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제3지대’ 단일화 가능성을 배재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될지도 주요 관심사다.
안 후보는 16일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폴리버스 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청년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 그 사회는 역동적인 사회가 된다. 대한민국을 청년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며 청년층을 타겟으로 하는 '교육' 공약들을 대거 발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월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날 5가지 청년 정책을 제안하며 "지금의 대한민국 청년세대는 공정과 정의로움, 다양성과 탈이념의 실용적 사고를 가진, 가장 건강한 세대"라며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기득권 없는 나라, 부모 찬스 없는 나라, 노력에 따라 계층 이동이 활발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첫번째로 대학입시에서 부모 찬스의 수시를 전면 폐지하고, 수능과 내신으로 평가하는 정시전형으로 전면 전환하겠다"며 "수험생들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연 2회 (7월과 10월) 수능시험을 시행해 좋은 점수를 전형에 반영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내신 평가와 특별전형 과정은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철저하게 감독해서 반칙과 특권, 어떤 비리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제2의 조국 자녀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이날 공약 내용을 살펴보면 특히 공정, 정의, 반칙 등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단어들이 대거 등장한다. 요즘 청년세대들이 가장 중요한 하게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우선시하는 대선 후보라는 인식을 통해 지지부진한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안 후보가 조국 자녀 입시비리 사태를 겪으면서 분노했던 청년세대들과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아직 어떤 후보를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청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한편, 안철수 후보가 첫번째 청년 공약을 발표하는 날 공교롭게도 제3지대에서 안 후보에게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김동연 후보도 청년층 표심을 위한 교육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육은 사회적 지위와 부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수저 색깔로 인생이 결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김 후보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폐지하고, 수시는 내신 중심으로 단순화하겠다”면서 “수능은 2회 실시 뒤 고득점을 반영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자격시험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의 공약 중에는 안 후보의 공약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다. 그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폐지하고, 수시는 내신 중심으로 단순화하겠다”면서 “수능은 2회 실시 뒤 고득점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시를 없애고 수능을 연 2회 실시하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과 겹치는 부분이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호 공약 ‘반드시 교육개혁 - 10년의 약속'을 발표하고 있다. 2021.11.16./사진=연합뉴스
김 후보는 교육 공약 발표 뒤 안철수·심상정 대선후보와의 ‘제3지대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 혐오를 넘어 (거대양당) 후보 혐오로 가고 있다”며 “진심이 있다면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 (제3지대 단일화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힘을 합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4일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힘을 합칠 여지는 어쨌든 있는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는 연일 선을 긋고 있는 안 후보가 제3지대 단일화에는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 모두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상황이고 언론에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단일화 리그 통해 지지율 상승을 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여전히 중도층이 존재하는 상황이고 그들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 단일화를 통해 제3지대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면 현재의 저조한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안 후보와 김 후보 모두 단일화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제3지대 주자들이 청년층 공약을 경쟁하듯 내놓으며 서로를 향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와 김동연 두 후보 모두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