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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원자력 설비용량 추월…'규모의 경제' 안되나?

2021-11-20 11:09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전력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태양광발전의 정산단가는 kWh당 107.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원을 돌파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50원대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모양새다.

풍력발전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풍력발전의 정산단가는 지난해 10월 56.2원까지 낮아졌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졌으며, 8월 100.7원을 기록한 뒤 9월과 지난달 각각 101.5원·110.9원으로 증가했다.

'제17회 국제그린에너지 엑스포' 내 전시된 국내 한 태양광발전소 모습. /사진=미디어펜


이를 비롯해 연료전지(106.9원)·수력(114.7원)·해양(107.8원)·바이오(148.3원) 등 정산단가가 100원을 넘지 않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없었고,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2만3522MW로, 원자력(2만3250MW)을 제치고 가스발전과 석탄화력발전에 이어 3위로 올랐음에도 가격이 떨어지기는 커녕 오른 것이다. 

국내 재생에너지를 이끌고 있는 태양광의 경우 모듈·패널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설비가 들어설 땅값이 오르면 발전단가를 떨어뜨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한 송·배전망 설비가 늘어날수록 설치비용 및 감가상각비가 높아진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관련 비용이 빠진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한국전력공사가 재생에너지 구입에 지출한 비용은 올 상반기 기준 1조253억원이 아니라 2조7000억원 규모로 보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PS 정산비용은 2016년 1조3074억원에서 2019년 1조8690억원으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해 2조9472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이행비율 상한이 10% 이내에서 25% 이내로 상향 조정되는 등 향후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정산액도 의무공급비율이 7%에서 책정된 것으로, 25%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10조5257억원으로 급증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고리 원전 3·4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반면, 10월 원자력 정산단가(35.1원)의 경우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해말~올 여름 대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기간에도 60~70원대에서 형성되는 등 발전원별 정산단가 최저가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성에 있어서도 원자력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올 1~9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11만4454GWh로, 재생에너지(3만2884GWh)의 3배가 넘었다. 월별로 봐도 원자력은 올해 들어 1만GWh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으나, 재생에너지는 4~5월을 제외하면 4000GWh을 넘지 못했다.

한전이 구입한 전력량 역시 원자력은 10만8831GWh로, 전체의 27.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는 1만7382GWh로, 4.4%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면 발전원가도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최근 유럽과 미국 등에서 전기요금이 급등한 사례로 볼 때 규모의 경제가 이뤄진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면서 "간헐성 문제 해소를 위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고려한 실제 지출 규모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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